1. 구성이 좋아요.언뜻 다른 내용 같은 네 편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어떤 존재들과 관계를 맺고 사랑을 주고받는 일은 매우 입체적이라, 슬프다 기쁘다 그립다 어쩐다 하는 두어가지 감정 만으로 설명하기 힘들잖아요. 반려동물을 만나고, 함께 살고, 혹 먼저 보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만남에서 이별 이후까지 이 책이 다루는 내용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2. 글과 그림이 고퀄입니다.이 책의 대전제는 먼저 떠난 반려동물과 사람이 만나는 곳, '우주식당'이 존재한다는 거에요. 이별을 다뤘으니 당연히 슬픈 내용이 등장해요. 그런데 징징대거나 억지로 쥐어짜지 않아요. 줄곧 경쾌하고 담담해서 오히려 더 눈물이 나긴 하지만요. 수많은 반려동물을 돌보고 때론 먼저 보내는 동안 차곡차곡 쌓였을 작가의 내공이라고 생각됩니다.그림체와 색상톤 역시, 위의 언급과 같은 맥락에서 내공의 결과 같아요. 모노톤의 연필을 주로 사용하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칼라링한 그림체인데 이게 주제의식을 정확히 관통합니다. 뭘 강조했는지, 그 부분이 얼마나 이쁜지는 책을 펼쳐 보셔야 알 것 같아요^^3. 인쇄와 제본방식 매우 칭찬합니다. 원고량이 상당합니다. 빈약한 원고량을 벌충하기 위해 쓸데없이 두꺼운 종이에 찍은 책이 아니에요. 덕분에 책장이 기분좋게 착착 넘어가서 다음 장면 읽는 걸 방해하지 않아요. 종이질이 그림톤을 고려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리고 표지가 양장이 아니어서 부담없이 언제고 쓱 꺼내 한 손으로 잡고 책장을 넘기기 좋아요. 요즘 그림책이 크게 유행하면서 과한 만듦새들이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이 책은 겉멋 부리지 않았어요. 네 편이나 되는 원고를 실었는데 이 가격에 팔아도 되나 괜히 걱정하게 만드는,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