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룬업 -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이동현 지음 / &(앤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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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아기자기한 풍선이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소녀의 뒷모습과 양배추 밭, 그리고 멀리 보리는 공장들. 무언가 꿈을 꾸는 듯한 아름다운 일상처럼 보이지만 그와 어울리지 않는 공장과 양배추는 이 소설의 첫 느낌을 말해주는 듯 하다.
처음에는 고객들의 기름을 짜내는 공장이라고 해서 다양한 상상을 해봤다. 살이 많이 찐 사람들의 기름을 짜내고 사람들이 날아갈듯 말라가는 이야기일까? 아니면 고객들의 소원을 짜낸 기름을 받고 들어주는 곳일까? 이런 예상을 여지없이 깨졌는데 고객들의 기름을 짜내 그것으로 추억이 담긴 풍선을 만든다는 발상, 생각하기 힘든 발상이었다.
이야기의 화자가 장마다 끊임없이 바뀌며 1인칭으로 혹은 관찰자적으로 또는 전지적 시점으로 바뀌는 것부터 이야기를 읽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순차적인 전개가 아니어서 장마다 나오는 인물들을 조각처럼 짜맞추려고 시도해보다가 일단 이야기를 읽으며 집중하는게 더 나아보였다.
각 장마다 공장에서 기름을 빼는 작업조나 그 남은 것을 비료로 양배추를 키우는 수확조나 심지어 죽은 영혼들의 대화와 이야기까지 담긴 이 책은 쉽게 읽힐만한 책은 아니다. 그리고 페이총, 마르티네즈, 울찌, 빌궁 등 다양한 인종이라는 설정으로 특이한 이름들이어서 약간 헷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기름을 짜내는 일상이 있는 이 마을에서 서로의 삶이나 감정을 토로하며 다양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사람들의 여러 기억이 들어간 풍선으로 위로받는다는 설정이 독특했다. 물론 후반부에서는 무용지물이었던 그 추억의 풍선이 기억구슬이 되지만.
풍선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지만 모두 한 곳으로 날아가지 않고 제멋대로 여기저기로 흩어진다. 그들의 인생도 마찬가지였다. 각자의 삶속에 담긴 추억도 기억도 모두 다르다. 그리고 죽어서조차도 그 삶의 풍선을 그리워할 수 있다.
솔직히 쉽지 않은 벌룬업과의 여행이었지만
읽고 나니 내게도 추억의 풍선쯤은 몇 개 있었으면 싶다. 그렇다고 내 살을 사밀라아제를 발라 비틀어 기름을 짜내고 싶진 않다.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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