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9
윌리엄 골딩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좀 까놓고 말해보자. 세계문학선집의 번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들. 각종 출판사에서 내놓는 고전선집에 대한 나의 생각은 새로운 번역으로 새롭게 문학을 선보인다는 말만 그럴싸하게 던져놓고, 제대로 내지도 않는, 그야말로 독자들을 우롱하는 대표적인 기만 선집.

여기엔 제대로 읽지 않는 독자들의 잘못도 있다. 사실 읽기 위해서라기보다 지적 혹은 외적 허영심에서 비롯된 ˝현대인이 읽어야 할 고전 100˝, ˝서울대 하버드생이 읽는 100˝ 이런 상업적 문구에 혹해 선뜻 사들이고선, 그러고 나서 제대로 읽지 않고, 아 역시 고전이라 어렵네 하면서 덮어버리는 과정을 수많은 이들이 반복하니까 내로라하는 출판사에서 내놓는 문학선집들 번역 수준이 이모양이꼴이지. 정말 욕지기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대왕은 정말 오랜만에 접한 멋진 작품이었다. 현대문학의 고전이라고 불리만한 작품이었다.

문예판은 민음사판의 거지같은 번역보다 훨 낫지만, 그래도 역시 몇몇 문제가 보인다. 뒤에 실린 역자의 작품해설에 나온 원문 번역이 훨씬 매끄럽다. 그 말은즉슨 번역은 똑바로 됐는데 편집자가 교정을 보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건데... 문예출판사 정도의 편집자가 (단적인 예로) ˝조용히 해˝를 ˝조용해˝라고 말도 안되는 실수를 몇번씩이나 저지를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분명 타이핑에 실수가 있었겠지.
난 정말 주변이 조용하다고 그걸 강조하고 싶었던 건가 싶었지.

이렇게 구체적인 묘사와 시적이며 동시에 환상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작품일수록 문장 교정에 더 공을 들여주었으면 한다. 우리나라에서 고전이 읽히지 않고, 책이 읽히지 않는 건 이런 말도 안되는 번역을 새로 고친 번역이라면서 매년마다 전집 세일매대기로 팔아대는 돈에 눈먼 출판사들, 그리고 거기에 놀아나는 독자들 때문이다.

제발... 제발... 정말 새로운 번역으로 고전을 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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