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ook] 친애하는 친구들
하주희 / 유페이퍼 / 2024년 7월
평점 :
친애한다는 표현이 주는 어감은 이상하게 이중적이다.
모순적 의미가 이미 포함되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직관적으로 든다.
사람이 가지는 다양한 감정 중 복합적인 측면 중 하나가 이중적인 감정, 예컨데 증오하면서도 사랑하고, 두려워하면서도 존경하고, 우울하면서도 은근히 이를 즐기는 감정까지. 소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사실상 주인공은 친애하는 사람이 없다. 아니, 어쩌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친애받을 수 없다. 이 점에서 보면 '친애'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왜냐하면 주인공의 감정은 이중적이기 않기 때문이다. 반어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반어적으로 '애써' 표현한 이유는 뭘까? 이는 주인공이 자기 스스로에게 가지는 감정이 이중적여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즉, 용서해야 한다는 것과 증오한다는 사실에서 본인 스스로가 가지는 혼란이다. 용서해야 하는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이유가 어찌되었건, 과거의 증오했던, 그리고 지금도 증오하는 친구들을 친애하여(물론 실제로는 거리가 멀지만)자기 스스로가 구원받고자 하는 양가감정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나에게 상처준 이에게 반대로 얼마만큼의 상처를 되돌려주는 것이 가능하며, 그 총량은 정확히 내가 받은 고통에 비례할 수 있는 것일까? 없다면, 그래서 내가 오히려 더 큰 고통을 그들에게 준다면, 나는 그들과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