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입김>(탁동철 씀 / 양철북)은 그런 탁동철이 청호초와 상평초에서 아이들과 글쓰기로 만난 이야기이다. 교실은 그가 귀하게 보아주어 마침내 아이가 귀하게 서게 되는 곳. '아이마다 실의 한 끝을 쥐고 자기 이야기 그물을 짜 나가는 곳' 이다.오래 기다린만큼 이 책이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 전세계 널리는 말고. 그가 말썽쟁이 아이에게 짜장면 사줄 수 있을 만큼. 자신이 나고 자라고 지금도 살고 있는 송천의 맛있는 떡을 모임 자리에 나눌 수 있을 만큼. 읍내에서 막걸리 한잔 걸치고 돌아오는 길, 논과 밭의 개구리들에게 속절없이 말을 걸어 볼 수 있을 만큼. 딱 그만큼. 좋은 교사는 먼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그는 오늘도 환한 자리를 비껴나 그늘 지고 아무도 들여다 보지 않는 외진 곳에 엉거주춤 서있다. 얼마만큼의 덕을 쌓아야 탁동철의 반 아이가 될 수 있는 지복을 누리나? 다음 생에는 탁동철 반 아이로 태어나 봐야겠다. 그 생각은 다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