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 접시
이다감 지음 / 달로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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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야-”

책을 덮고 다정하게 나지막이 불러본다. 넘치는 애정을 어찌할 줄 몰라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따스한 목소리로 벅찬 마음을 전해보았다. 부르기만 해도 뭉클해지는 몇 가지가 있다. 가령, 아빠 엄마나 가족, 사랑, 그리고 접시. 뷔페에 켜켜이 쌓인 보통의 접시 하나에 단단한 마음이 이토록 말랑해질 수 있는지 지금 내 변화가 신기할 따름이다.

접시를 보며 문득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외동인 나는 심심할 때면 방안의 인형 친구 리라, 책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놀았다. 어린 내가 이름을 불러주면 나의 친구들은 저마다 이야기 보따리를 쏟아내는 것 같았다. 어른이 된 지금도 마음이 가물고 삭막해질때면 나무와 새들에게 말을 걸어본다. 눈치보며 아무도 모르게! 용기 내 말을 건네는 순간 우리는 서로에게 은은하게 물들어가는 것만 같다. 마치 접시와 하슬라처럼 말이다.

뷔페 너머 세상을 꿈꾸며 용감하게 도전하는 접시를 온 마음으로 응원했다. 과연, 낭만을 아는 접시답게 긴 여정을 씩씩하게 해낸다. 접시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다정하다. 우리는 접시의 여정을 통해 다정한 시선의 위대한 힘을 마주하게 된다. 조금 서툴러도 너그럽게 바라봐 주면 마음의 빗장이 풀리면서 누구와도 특별한 존재가 된다. 접시와 같은 마음을 품고 산다면 저마다의 아름다움은 빛을 내어 세상이 온통 무지개색으로 물들 것만 같다.

접시와 하슬라처럼 공감하고 공유하며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순수한 시선 속에서 마음은 한없이 풍부하고 달콤해진다. 책을 읽고 나니 아득하기만 했던 행복이 저만치 성큼 다가온 듯하다.

곧 바다 곁으로 가서 살아 있는 크루아상을 물들이는 아름다운토마토를 봐야지! 아끼는 머그잔에게 함께 가지 않겠냐고 물어봐야겠다. 우린 ‘친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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