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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2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이인웅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스토리보단 나만의 문장을 찾는 것에 초점을 두고 책을 읽었다.
읽으면서 느낀 거는 표현이 정말 좋다는 것이다.
기적을 원하는 자는 자신의 믿음을 굳게 해야 할 것이외다. (p35)
→문장이 '해야 한다'가 아닌 당사자의 노력이 수반되야 (기적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를 강조한 '할 것이외다.'로 끝나서 좋았다.
잠시 동안의 달콤한 재미가
거품이 부글대는 독약으로 변하리라!
여기엔 흥정도 없고 에누리도 없나니-
저지른 죗값은 그대로 치러야만 하리라. (p55)
침착하게 계속 올라오시면, 행운이 당신을 끌어올릴 것이니, (p105)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이 문장이 떠올랐다.
충고 따위가 인간에게 도움 된 적이 있었던가?
현명한 말도 굳어버린 귀에는 마비되고 마는 법이지. (p220)
내면의 자아를 다스릴 줄 모르는 자는, 누구나 자기의 오만한 뜻에 따라,
이웃 사람의 의지를 지배하려 하니까요. (p154)
나를 길 잃은 놈이라고 말하지 마라.
이래도 난 마음 내키는 곳에 와 있는 것이다. (p47) 이렇게 적혀있다.
나는 이 문장을
'내가 행동하는 것이 아무 이유 없는 것처럼 보여도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가는 것이니 뭐라 하지는 말라.'
이런 의미로 받아들였다.
→사람들은 (책에 있는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정해진 길로 가지 않는 사람 보고
"길을 잃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길이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진부한 말이지만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고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길을 잃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알아요, 시원한 바다에서 물고기들이 근심 없이 떠돌며,
유쾌하고 평탄하게 잘 산다는 것을. (p217)
→물론 표현상 물고기들에게 근심이 없다고 했을 수 있지만
순간 '과연 물고기들에겐 근심이 없을까?' 이런 엉뚱한 생각을 했다.
근심을 근심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지낼 수는 있어도
물고기가 근심이 없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겠죠? 아닌가 ㅎㅎ)
책이 심오해서 그런지, 문장에 초점을 맞춰 읽어서 그런지
물론 둘 다 해당되겠지만 읽으면서 내가 책이랑 조화롭지 못 했다. 이 점이 아쉽다.
번역가는 해설을 먼저 보는 것을 권한다.
아무래도 해설을 본 후 책을 읽게 되면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 한결 편해질 것이다.
다만, 결과를 알고 책을 읽으니 나름의 추측을 하는 재미는 떨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내 스스로 아쉬움이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인내를 가지고 다시 도전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