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어댑터 1
미네쿠라 카즈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이미 최유기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미네쿠라 카즈야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작가다. 그림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특유의 유머와 시원시원한 대사에 참 마음이 끌렸었다. 요즘에 이르러 최유기 리로드에서 지나치게 오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좋아한다.


와일드 어댑터는 '미네쿠라 광팬'인 친구가 국내에 출시되기도 전에 손에 넣은 일본어 번역판으로 읽었다. 그 친구는 얼마나 미네쿠라를 좋아하는지 일일이 최신정보와 발매일을 체크하고 해적판인 스티그마에, 비싼 화보집들, 피규어들마저 사기를 꺼리지 않는다. 그렇게까지 할 열정은 없는 나는 그런 친구 덕을 톡톡히 보곤 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주인공인 쿠보타 마코토는, 어디로 보나 비정상적인 인물이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성격에, 집안은 대단한 듯 하나 밖에 나와 살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저지르면서 놀이터에서 발견한 고양이 시체를 손수 땅을 파내어 묻어주는 모순적인 면을 보인다. 또다른 주인공인 도키토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짐승화된 오른손으로 미루어 복용한 자의 전신을 짐승처럼 만들고 끝내 내장파열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수수께끼의 마약 W.A와 관련된 것으로 추측한다. 주인공들은 도키토의 과거의 유일한 연결고리인 W.A의 단서를 쫓는다. 도키토를 향한 쿠보타의 집착과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두 주인공의 과거, 야쿠자들 사이에서의 경쟁. 사건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다.


희망적인 듯 냉소적인 대사들이나, 빈틈 없는 듯 위태로운 캐릭터들, 살짝 풍기는 동성애 분위기. 나는 이 만화를 읽으며 참 미네쿠라 답다는 생각을 했다. 미네쿠라의 다른 작품을 재밌게 보았다면, 와일드 어댑터 역시 끌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스토리는 초반이다.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약간 붕 뜬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작가의 역량을 믿으며 역작이 될 것을 기대해보며 별 네 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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