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Opera 오페라 속 여심
김명진 지음 / MJ문화센터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우선은 책 자체는 글의 짜임도 매우 잘 맞고 재미있게 잘 썼다. 문체가 편안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오페라처럼 부담스러워 보이는 영역도 잘 설명해 준다. 특히 유럽 각국의 오페라 특징을 매우 잘 잡아놓아서 오페라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도 이 책을 보면서 그 나라의 오페라를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책의 장점은 여기서 끝이다. 사실 이 책 자체는 그렇게 나쁘진 않지만 어디까지나 '나쁘지 않다'이지 '좋다'는 아닌 것이다. 우선 이 책의 이름이 why opera인데 반해서 오페라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나오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친구들 대화 속에서 '이런이런 오페라가 있는데 재미있더라.', '어떤 오페라를 봤는데 그 오페라의 스토리는 ~~했다.' 정도 이지 책으로 낼 정도로 내용 있는 오페라 설명은 없다. 오페라에 대해서 정말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이 오페라에 대해서 살짝 간보는 정도로만 알맞을 수준. 오페라 속 여심같은건 이 책에서 알려주는 부분이 아니니 속지 말 것! 

 오히려 이 책에서 다루는 여심은 오페라의 여주인공이라기보단 자기 자신의 것이었다. 책 설명에는 제대로 나와있지 않는 부분이지만 이 책은 각국 오페라와 자기 자신의 인생을 비교, 분석하면서 써 놓았는데, 두루뭉실하게 넘어간 오페라 설명에 비하면 글쓴이가 자기 인생에 대해 얼마나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어디까지나 오페라를 다루는 책이지 글쓴이의 자서전은 아니지 않은가. 책에서 다루는 오페라의 비율과 자신의 인생 서술 비율이 1:1을 유지하는 걸 보며 글쓴이가 쓰고자 한 내용이 오페라에 대한 건지, 자기 인생에 대한 건지 심히 헷갈린다. 자서전을 쓰던지, 오페라에 대한 내용을 쓰던지, 글쓴이는 주제를 확실하게 잡아놨어야 한다. 둘 다 쓰고 싶었다면 제목을 바꾸던가. 사람 헷갈리게 뭐하는건지. 내 생각에는 자서전을 쓰고 싶은데 자신이 자서전을 쓸 만한 위인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 안에 오페라를 끌어들인게 아닌가 싶긴한데... 자서전도 좋고 오페라에 대한 애정도 좋지만 책 이름에 낚인 나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작가가 만약 책을 다시 낸다면 부디 자서전이던지, 오페라던지 주제를 확실히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자서전을 쓴다면 부디 자신을 지칭할 때는 'mj'가 아닌 '나'라고 지칭해줬으면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mj'는 너무 오글거린다. 젊은 애들도 잘 안하는 표현을 대략 50대의 아주머니까 썼을걸 생각하니 참으로 난감하다. 

어쩌다 보니까 책을 잔뜩 헐뜯기만 한거 같다. 하지만 글의 구성은 좋으니 킬링타임용으로는 적절하다. 

 

p.s. 만약 이 책을 읽으려한다면, 오페라 관련 서적이라는 책의 표지가 뉴욕의 티파니 매장을 그렸다는 것을 유심히 봐라. 표지디자이너가 만약 이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린거라면 그는 정말 현명하다. 이 책의 본질을 정확하게 나타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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