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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 미래를 위한 자기발전 독서법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부터야 손에서 놓았던 책을 다시 들게 되었다. 학생 때는 만화, 판타지, 무협지를 손에 달고 살면서 다른 책들은 자연히 기피했었다. 그러다 작년 1월 1일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더 이상의 무의미한 독서는 그만하자고... 쉽게 유혹되고 재미에 빠지기 쉽지만 그 책을 읽고 나서 나중에 나에게 무엇이 남을까 진정으로 생각하며 매일 매일을 유혹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근무하던 친구에게 추천받은 책들을 한 권씩 읽어나가며 스스로 변화를 꾀하려 했다.
올해 들어 책과 더 가깝게 해줄 다른 인연들이 생겼다. 온라인에 북까페가 있다는 걸 알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좋은 책을 추천하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다른 사람은 어떤 독서를 하고 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고전에 박학다식한 분들도 있으시며 한 달에 30권도 넘는 다독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방 하나가 가득차서 바닥까지도 가득 찬 책들을 보면서 나에게 새로운 신선함과 충격을 주었다. 이제는 욕심이 생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싶고 어떻게 하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것인가.
이제 나에게는 책을 읽는 목표가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읽고 많은 책을 읽어 나가는 것 같지만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의 독서 방법이 실용적이지 못하고 내가 책을 제대로 읽고 파악은 하고 있는 것인지 자꾸 의문이 들게 되었다. 그런 고민을 하는 나에게 이 책은 막다른 골목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았다.
나에게는 모자람이 많았다. 혹시나 한 권을 다 읽고 시간이 남으면 허전할까봐 항상 가방 에 두 권 이상의 책을 들고 다니고 버스를 탈 때나 걸어 다닐 때 틈만 나면 책을 읽었다. 또 누구와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닌데 한 글자라도 빨리 읽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읽고 난 후 나에게 남은 것은 없다. 그런 책들은 그냥 나에게 좋았던 책, 재밌었던 책이며 만약 누군가로부터 책 추천을 받으면 ‘그냥 이거 한 번 읽어 봐. 재미있어.’ 이렇게 밖에 말을 못할 정도인 것이다.. 이런데도 나는 그 책을 읽었다고 할 수가 있을까? 아니다. 그건 단지 텍스트를 눈으로 훑은 것일 뿐 결코 읽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올바른 독서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하는 것이다. 에드먼드 버크는 사색 없는 독서는 소화되지 않는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책을 읽고 생각할 줄을 알아야 한다. 그런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책을 읽으면서 문득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 그것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갓 이유식을 뗀 아기에게 음식을 잘게 만들어 천천히 조심스럽게 먹여주듯 우리도 천천히 곱씹어 가면서 되새겨야 한다. 내 머릿속에서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이렇게 고민해서 생각한 결과물들이 생기고 차곡차곡 쌓인다면 못해봤던 경험과 배우지 못했던 것들이 우리의 지식으로 머릿속에 쌓일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가 없다. 저자도 말한다. 금방 답이 나오지 않아도 실망하지 말라고 말이다. 시간이 없는데 언제 책을 읽어야 할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좋은 책에서 좋은 생각이 나온다는데 좋은 책은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좋은 생각을 이끌어 내려면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좋은 생각이지만 이것을 내 것으로 간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책을 읽는 동안 생겨나는 모든 고민들을 시원스럽게 해결해준다.
이 책을 읽자마자 그 동안 머릿속으로 궁상만 떨고 있던 생각들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동기부여를 하며 중요한 부분은 메모를 하고 포스트잇으로 표시를 하고 좋은 구절은 외우려고 노력하고 생각할 거리가 떠오르면 잠시 책을 덮어두고 사색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남기기 위해 이렇게 글쓰기도 하고 있다.
책을 좋아하지만 마음속에 어떤 망설임이 남아있어 주저하고 있다면, 독서를 좋아하지만 책을 읽고 남는 것이 없다면, 책을 읽으면 무엇이 도움이 될까 생각이 든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읽으라고 권유하고 싶다. 자신의 평생 독서습관의 기초가 될 지식들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작가는 풍부한 이야기와 명언을 들며 우리를 설득시키며 움직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