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로냐프 강 2부 1 - 이백 년의 약속, 한국환상문학걸작선
이상균 지음 / 제우미디어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하얀 로냐프강 그 슬픈 노래가 지금도 들려온다. 참으로 안타까웠던 아름답지만 눈물이 흐를 수밖에 없는 그 깊은 슬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 것 같다. 판타지라면 재미를 추구하는 책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하얀 로냐프강은 다른 판타지와는 다르다. 깊은 슬픔과 아픔을 아름답게 너무도 아름다운 문체로 표현한다. 그래서 더욱 슬픔이 짙어지는 것 같다.


 1부에서 네라이젤과 파스크란이 적군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끝으로 70여년이 흐른 지금, 이나바뉴가 모든 나라를 통합하여 야만족이나 도둑들의 작은 분란 정도만 이는 더 이상 적이 없는 아주 평화로운 시대이다. 기사의 실력보다는 가문의 힘과 권력이 더 중하게 되는 시대이다. 그런 시기에 전쟁의 조짐이 아니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벤도루우젤에서 왕녀의 카발리에로가 살해되자 누명으로 자신들을 대표하는 장로이자 루우젤의 국왕이 죽는 사건이 일어난다. 루우젤 사람들은 선대로부터 이어져온 핍박과 차별, 삭이고 있던 분노를 터트리며 무기를 잡게 된다. 기사, 식량, 군사, 장비등 모든 면에서 이나바뉴와는 비교가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지만 루우젤은 일어선다. 그리고 모든 것을 건 전쟁이 시작된다. 그리고 로냐프강의 슬픔도 시작된다.         

 루우젤의 억압받았던 고통만큼 그들의 의지와 열정의 힘은 강했다. 자신들의 땅에서 이나바뉴 군사들을 몰아내고 진압하기 위해 들어오는 군대마저 놀라운 전술과 책략을 통해 적은 군사의 힘으로도 대승을 거두며 무찌른다. 이나바뉴에 맞서기 위해 또 다른 곳으로 진격하던 중 루우젤의 바스엘드 엘리미언이 말한다.

 “로냐프강 저쪽에 보이는 불빛 아래에 벤도루우젤이 있다. 저 불빛이 있는 것은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시 이곳에 돌아와 저 불빛을 보지 못한다면, 그때엔 아무도 저 불빛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들의 확고한 각오는 선대들이 루우젤을 지키기 위해 사수했던 수많은 피가 흐르고 있는  로냐프강에서 굳은 결의를 한다. 

 로냐프강은 슬픈 눈물을 담고 있다. 1부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비천한 음유시인의 카발리에로가 되었던 네라이젤과 음유시인인 아아젠 큐트의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을 담고 있다면 2부에서는 나라를 잃은 루우젤 국민들의 억압받는 서러움과 애환, 국왕을 잃은 슬픔과 통곡, 그리고 억눌러진 분노가 담겨져 있다. 로냐프 강은 항상 슬프다. 흘러가는 강이라면 우리의 슬픈 마음을 흘려보내 달래주어야 하나 왠지 보면 볼수록 더욱 슬프고 아프게 한다.

 작가의 문체는 남성작가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지만 그 속에는 항상 슬픔이 깃든다. 1부에서 음유시인의 노랫말을 통해 아름다운 가사 속에 슬픈 마음을 표현해냈다면 이번에는 막다른 곳에서 자신들과 루우젤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들어 싸워야만 하는 그 굳은 의지와 비장함 속에 숨겨두고 있다. 당당함과 아름다움 속에 슬픔을 감추는 작가의 특성상 벌써부터 결말이 비극일지 해피엔딩으로 끝날지 결코 결말은 읽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짐작이 가지만 일말의 희망이라면 전쟁에서 승리하여 루우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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