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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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극장을 찾지 못하지만, 때때로 남편과 영화관 데이트를 즐겨 하는 하는 편이다. 무리하게 일정을 만들지 않아도, 멀리 가지 않아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는 짧은 시간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 좋은 활동이다. 로맨틱 코미디를 선호하지만 공포영화 이외의 장르는 가리지 않는 편이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원작 소설을 찾아 읽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 스크린으로 흘러간 영상을 떠올리며 촘촘하게 구성된 원작 소설을 읽다 보면 어느새 영화 속 주인공인 된 것 같은 기분이랄까,,, 아무튼 영화와 소설은 심심하고 지루한 나의 일상에 단비 같은 존재들이다.

무려 200편의 영화에서 선별된 주옥같은 명대사 1,000개로 구성된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찬찬히 읽다 보니, 자전거를 타고 달을 향해 떠오르던 ET를 비롯해 최근 소녀들을 열광하게 했던 겨울 왕국까지... 지금의 극장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그 당시 - 허름한 재개봉관에 비해 - 위풍당당했던 시내 중심가의 피카디리 극장에서부터 요즘의 멀티플렉스 영화관까지 섭렵하고 다니던 시간이 꿈처럼 스쳐간다. 팝콘과 콜라를 마시며 영화를 보던 시절로 얼른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꿈과 자유를 찾아주는 명대사를 시작으로 내 안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명대사까지 모두 8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파트는 다시 25편의 영화로, 각각의 영화에서 선별된 5가지의 명대사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꼭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지 않고 목차 중 끌리는 영화의 페이지를 찾아 명대사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 시절 학생들의 폭발적인 호응과 한목소리로 존 키팅 쌤의 카르페 디엠을 외치게 했던 '죽은 시인의 사회' 요즘처럼 SNS가 활발한 시절이었다면 모든 여고생들의 프사가 '카르페 디엠'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카르페 디엠을 입에 달고 살았으니 말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감독 피터 위어, 1989)
카르페 디엠. 매 순간 즐기며 살아라. 너희만의 특별한 삶을 살아라.
Carpe Diem. Seize the day. Make your lives extraordinary.

오롯이 영화를 보고 난 후 팝콘과 함께 홀연히 사라져 버린 감동적인 장면과 명대사를 떠올리려고 기억을 헤집곤 했다. 다행스럽게도 곧바로 기억이 나거나 웹서핑으로 한 줄을 찾기도 했지만 입안에서 뱅뱅 돌면서 생각이 안 날 때는 한동안 답답해하곤 했었는데, 200편의 영화 속 대사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책이라니 상당히 괜찮다. 감동도 감동이지만 - 사악하지만 - 왠지 잘난척하고 싶을 때 한 줄씩 척척 꺼내 써보면 어떨까 싶다.

라라랜드(감독 데이미언 셔젤, 2016)
꿈이란 그런 거야! 갈등하고, 타협하고, 그리고 아주 신나게 하지!
This is the dream! It's conflict and it's compromise, and it's very, very exciting!

다만, 명대사라 하면 영화 속에서도 따로 떼어놔도 본연의 감동이 필요하다는 좁은 편견으로 보자면 한편의 영화에서 5가지의 명대사를 추려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지,,, 프란시스 하를 보지 않은 나는 왜 이 문장이 명대사일까라는 의문을 품게 하는 '27살이면 늙었지' , 영화를 보긴 했지만 명대사라 하기엔 살짝 아쉬운 아메리칸 뷰티의 '나도 한때는 앞길이 구만 리였지' 등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굳이 포함시키지 않아도(?)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문장이 간혹 눈에 띈다. 200편 1,000개의 명문장에게 구속되지 않고 자연스러운 구성도 의미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아주 살짝 든다.

이미 봤던 영화의 추억과 명대사에 끌려 보고 싶은 영화의 기대감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첫 장부터 끝장까지 완독도 좋겠지만, 좋아하는 영화를 찾거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 한 편 한 편의 영화를 찾듯 대사를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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