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레이프 페르손 지음, 홍지로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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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증거가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을까?"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지는 나무 인형 피노키오는 어릴적 읽었던 동화 속 주인공이다. 피노키오가 코가 길어졌던건 거짓말을 하지만 여전히 순수했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건 이미 순수함과는 멀어져 언제든지 자신의 말을 진실로 포장할 수 있음이 아닐까하는 엉뚱한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다.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은 블랙코미디 경찰소설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다. 한밤중 악명높은 변호사 에릭손 살인사건에 대한 연락을 받은 벡스트룀 경감. 최고의 날을 기대하며 범죄현장을 찾았지만 마음먹은 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다. 자유자재로 진실을 감출 수 있는 피노키오들이 벡스트룀을 끊임없이 방해한다. 블랙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형사소설답게 벡스트룀 경감의 부조리 또한 끝이없다.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든다. 피노키오가 아닌 등장인물을 찾을 수 있을까 싶다.

스웨덴하면 다른 모든 것을 차지하고 막연하게 최고의 복지국가를 떠올리게 되고, 복지국가 = 누구에게나 이상적인 국가라는 생각을 하지만, 인종차별, 여성에 대현 부적절한 시선, 이민자들의 고단함 등 다른 곳과 다르지 않은 민낯에 막연한 환상이 깨진다. 보고 싶은 것만 바라보고 있는 탓에 사람 사는 곳이라면 있을 수 밖에 없는 부조리한 모습은 스스로 감춰버리고 있는 나 또한 피노키오 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비극적인 내력이 있는 피노키오가 또 다른 거짓말쟁이 벡스트룀의 손에 떨어진다. 과연, 피노키오가 벡스트룀을 도울 수 있을 것인가, 피노키오가 숨기고 있는 진실은 무엇인가를 추측해 보는 것도 묵직한 벽돌책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는 관전포인트가 된다. 빠르게 읽히지는 않지만, 벡스트룀의 어이없는 비리와 성차별적인 발언에 짜증이 치밀기도 하지만 부패경찰의 조금은 엉뚱한 사건해결기를 관찰할 수 있는 색다른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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