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단단히 끼였다 - 신입과 꼰대 그 사이 어디쯤
피터(Peter) 지음 / 책밥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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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 신세대, X세대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 또 하나 신인류처럼 등장한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세대가 있으니 이름하여 "낀 세대"라 할 것이다. 선배와 후배 사이에 끼어있는지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세상 불쌍한 집단이다. 바로 나다. 승승장구하던 기성세대를 이어 IMF를 온몸으로 겪고 이제 경우 자리 잡을 만하니 외계인 같은 밀레니얼 세대가 나타나 나를 또다시 괴롭히고 있다.


부모님들의 한없는 우쭈쭈와 친구들 사이의 무한 경쟁을 버티고 당당히 직장으로 입성한 밀레니얼들의 당당함과 적당히 대접받고 싶은 선배들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나의 모습이다. 예전에는 선배들을 보면서 '팀장만 돼바라!'라는 꿈을 꾸고 살았지만, 요즘에는 '실무자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의미 없는 생각을 하곤 한다. 확실한 경계가 있는 그룹에서 깍두기 같은 존재가 되어서 말이다.

"위로는 꼰대들이 있고 아래로는 90년대 생까지 있다. 불과 몇 년 뒤면 2000년대에 태어난 친구들도 회사에 들어오겠지. 나는 아재이자 끼인 세대. 사실 아무도 내게 뭐라 하지 않는데 꼭 누가 뭐라고 하는 것만 같은 위치다. 그래서 상사들과 커피를 마실 때도 후배들과 밥을 먹을 때도 요즘 나는 입을 쉽게 열지 못한다." (p.13)​


동기들과 함께 가벼운 저녁 자리가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 낀대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밀레니얼 세대들의 만행을 성토했다. 차라리 그들을 놓아주는 것이 서로가 편하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밥을 사주는 것도, 일머리를 알려주는 것도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우리를 위해 그들의 시간을 할애해 줬다고 여기뿐이라며 이제는 내 돈 쓰고, 내 시간을 투자하고 고맙다는 말도 듣지 못하는 일에 에너지를 그만 쏟자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었다.

조목조목 나열된 사례들은 낀대의 입장이 되어버린 나에게 절대공감을 일으킨다. 그래! 나만 이런건 아니였구나! 하면서 왠지 모를 안도감을 불러일으킨다. 신입이었을때는 선배들 눈치보느라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밥도 제대로 못먹었는데, 혼자 밥먹는 법을 잃어버린 지금은 후배들에게 버려진채 혼밥을 걱정하는 신세가 돼버렸다. 지난번 같이 저녁을 먹었던 동기가 '주인이 개밥주고 나가는 것처럼 밥을 시켜주고 나가더라'는 말이 씁쓸하지만 익숙해져야 하는 실제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허~ 그래도 밥은 시켜주고 나갔네 ㅜㅜ

"나는 월급루팡처럼 아예 일을 안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걸 다 팀원에게 시키는 나쁜 팀장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없다. 전체적으 로 이렇게 살아가게 된게 나쁜 건 아닐 텐데, 자연스러운 것 일 텐데 어딘지 자신이 없고 요즘은 뭔가 하나 빠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p.50)

낀대로서 위, 아래 눈치 보기도 힘든데 달라진 근무환경은 어찌나 빡빡한지! 내가 신입이었을 때는 팀장만되면 볼펜 한자루로 퇴직할 때까지 버틸 수 있다고 했는데, 내가 팀장이 되고나니 실무자처럼 일을 해야한단다. 심지어 일을 많이하면 팀장이 일을 많이해서 실무자들이 일을 안한다고 말하고, 수정 보완만 하고 있으면 지금이 때가 어느땐데 팀장이 수정만하고 있냐는 비난이 날아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정한 낀대다.


책을 읽는 사람의 나이(?)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겠지만, 똭! 끼여있는 나 같은 낀대들에게는 절대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낀대든 꼰대든 어차피 혼자사는 인생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상처받지 말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아자아자!!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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