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냥록 냥즈
히로모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모모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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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대를 물고 거만한 눈초리로 앞을 바라고 보고 회색 냥과 긴장을 한채 움츠려들어 있는 황금빛 냥이 두마리가 조금은 어색하고 어설픈 모습으로 의자위에 착 달라붙어 앉아 있다. 긴장감 넘치는 추리소설 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오랜만에 많이 두껍지 않은 책이라 부담없이 가방에 자리를 잡는다. 어색한 듯 어울리는 고양이 두마리가 지루한 출퇴근길의 동행이 되어줄 것이다.

냥이 세계를 말할때 빠지지 않는 냥냥펀치와 젤리 그리고 귀염움의 극치를 달리는 냥냥 거리는 고양이 말투가 책읽는 시간을 즐겁게 해준다. 냥록 냥즈라고 하기에는 살짝 긴장감이 떨어지는 다섯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서, 짧은 시간 끊어 읽기 좋다. 일이 많아져서 한참 책태기가 온 시기에 적당한 책이다.

완벽한 고양이 달 밤, 초승달이 뜬 밤을 무슨 이유로 고양이 달 밤이라고 부르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칠흑같이 어두운 달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유희를 즐기고 있는 냥이들을 위한 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다섯개의 짧은 에피소드는 냥이 계의 명탐정 냥즈의 동거묘 냐트슨이 전래동화를 읽어주듯 동물들에게 냥즈의 활약상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이어진다.

곱게 길러지던 반려묘였지만 어쩌다 길냥이가 되어 버린 냐트슨이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냥즈의 동거묘가 되면서 냥록 냥즈와 나트슨의 인연이 시작된다. 냥이계의 명탐정이지만 진심으로 마음을 터놓을 친구 냥이 한마리 없던 냥즈는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 냐트슨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면서 가다랑어 언덕마을 크고 작은 사건들을 해결한다.

적절한 긴장감을 위해 냥이들에게 좋지 안은 양파와 초콜릿 조각을 먹는 냥즈와 그런 냥즈의 건강을 위해서 어울리지 않는 준엄한 표정을 짓는 냐트슨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 또한 소소한 즐거움이다. 더불어 진심으로 그들을 사랑하고 있는 하리모토 시부야의 일상을 그림 그리듯 서술하는 냐트슨의 투덜거림도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람들의 모습 또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조금은 유치하지만 두 냥이의 우정과 소소한 교훈이 녹아 있는 다섯편의 이야기가 편안하게 읽힌다. 아이들이 읽기에는 조금 두꺼운 책일 수도 있지만 두 냥이가 만담처럼 주고 받는 대화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상의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명탐정 냥록 냥즈의 분위기를 담뿍 담고 있는 냥즈의 조언

"집에 돌아오는 경로를 조금만 바꿔도 자네는 알아챌 수 있었겠지. 나는 이미 자네에게 누누이 말했네. 추리란 관찰하는 것과 아는 것, 그리고 (중략) 일상을 조금 바꾸는 것이 실로 대단한 모험이 된다, 라고 했지"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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