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노트 블로노트
타블로 지음 / 달 / 201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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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청소년기를 함께한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매일 거의 빠짐없이 들었고, 함께 웃고 울었던 라디오. 
그곳의 마지막 코너 '블로노트'. 
'블로노트'와 그에 이어 바로 흐르던 음악을 끝으로 하루가 끝났었다. 
그리고 잠에 들었다. 

그런 '블로노트'를 간직할 수 있게 책으로 나왔다.
하루의 손글씨가 담긴, 푸르른 달이 마음을 꽉 채우는 표지와 함께. 

<블로노트>는 나에겐 유난히 특별한 책이다. 
다이어리에 적어 놓았던 꿈을 일정부분 이루게 해주었기에. 



블로노트는 서점에서 '시/에세이'로 분류되지만 시와도 다르고 에세이와도 다르다. 
그냥 하나의 블로노트다. 
페이지마다 아주 짧은 생각 하나씩. 
그래서 이 책은 순서도, 읽어야 하는 방식도 없다. 
그냥 아무데나 펼쳐서 마음에 드는 글귀를 찾으면 된다. 
 



라디오 DJ '배철수'의 손글씨

작가 타블로가 쓴 블로노트에 여러 명사들과 학생들의 손글씨가 들어가 있다. 
예쁘고 독특한 손글씨가 있는 반면에 투박하고, '글씨 되게 못쓰네.'라는 생각이 드는 글씨도 있다. 
그렇지만 그 글씨들은 하나하나 그들만의 색을 갖고 있고, 써 놓은 글과 묘하게 어울린다. 
제각기 다른 글씨는 이 책이 모든 사람에 대한 글이라는 느낌을 준다.




캘리그라피를 하기에도 아주 좋은 책이다. 
그래서 손글씨들이 수록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딥펜으로 한 번 써보았다. 
사실 원래 글은 '실제로 시간을 조금씩 빨리가게 하고 있는 게 분명해.'였지만... 쓰고 나서 깨달았다. 
 




타블로는 그의 가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끔 정곡을 찌른다.
날카롭고 예리한 시선으로 사람들이 평소에 믿고 있던 무언가를 뒤집어서 표현한다. 
'아차'하게 하면서 또한 '그래, 그런 거구나.'하고 조금 더 놓아둘 수 있게.




<블로노트>는 '꿈꾸라'의 추억을 갖고 있는 청취자들에게 선물같은 책이기도 하면서,
모두를 위한 책이다. 
라디오의 '블로노트' 를 모아 놓기도 하면서 새로이 생각을 더 넣었다. 
현실에 지친 사람들, 꿈을 잃어가는 사람들, 홀로 서지 못하는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에게 작은 메세지들을 쉼없이 던지는 책이다.
긴 글을 읽을 에너지가 없는 사람들도 그냥 잠깐 쉬어가고 싶을 때, 꺼내서 한 페이지, 두 페이지 넘기다 보면
자신에게 꼭 필요했던 말, 마음을 흔드는 말을 꼭 하나쯤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타블로는 언제나 중의적 표현을 좋아한다. 
가사를 쓸 때도 그렇고 짧은 글을 트위터에 남길 때도.
그런데 분명한 건, 상처를 주는 말이 아니라 
그 속에 위로를 담는다는 것이다. 
'뚱뚱하니까 힘들면 나오지마.'가 아니라
'몸이 무거운 날에는 억지로 끌고 다니지 마세요.' 
'쉬어가도 괜찮아요.'
라는 말을 전달하고 싶은 게 분명하다. 








라디오작가 '김재연'의 손글씨

캘리그라피의 원조 격인 김재연 작가의 손글씨.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의 작가였고, 이 손글씨로 매일 '블로노트'를 써서 홈페이지에 올려주셨다.
귀엽고 따뜻한 손글씨가 타블로의 따뜻한 말과 결합하여 그 이미지들은 온라인 상에서도 화제가 되었었다. 
 




달 출판사의 책은 항상 구성이 정말 예쁘다.
특히 <블로노트>는 짦은 글이 계속되는 게 심심하지 않게 
페이지도 독특하고 예쁘게 위 아래로 표시되어있고
가끔 이렇게 커다란 글씨로, 좁은 줄 간격으로 글씨가 겹치는 것을 하나의 디자인으로 만들어내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예쁘고, 휴식의 느낌이 든다. 
책을 읽는 것이 또 하나의 스트레스가 아니라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 
편안해지는 기분.


뮤지션 '유희열'의 손글씨


타블로가 써내려가는 가사나 글은 모두 '공감'과 '위로'에 가장 큰 바탕을 둔다.
데뷔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사랑받는 이유는 
그가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들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철없이 굴기도 하지만
그런 젊은 감성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손 내밀어 주기에,
그 손을 잡고 일어서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당신도 블로노트가 내미는 손을 꼭 잡고 일어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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