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적당히 부족한 엄마로 살기로 했다
송미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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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적당히 부족한 엄마로 살기로 했다

 

좋은 엄마이기를 포기하면 달라지는 것들

 

송미선 지음

메이트북스

 

 

첫째 아이를 키우는 몇 년 나는 참 노력을 했었고 그에 맞는 보상을 받고 싶었는지 모른다.

어느 순간 잘 자란 아이에게 많은 것들을 요구했고 더 잘하라고 재촉하며 아이를

내 잣대에 맞춰 강압적일 때도 있었다.

그런 날이면 늘 자는 아이 옆에서 엄마의 잘못을 용서하라며 흐느낄 때도 있었고

나 자신이 엄마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스스로 채근하며 절망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나마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많은 것들을 억지로 내려놓게 되었고

숨통이 어느 정도 튀었던 느낌을 아이들이 8, 5살이 돼서야 느끼게 된 듯하다.

물론 둘째는 처음부터 조금 부족한 엄마라는 것을 인정하고 육아에 전념했기에

지금도 둘째를 생각하면 너그럽고 조금 덜 미안한 기분이 든다.

아마 다둥이 맘들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지수가 높을 듯 하다.

 

최근 ‘82년생 공지영이 영화로 제작되면서 다시금 원작인 책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올해 이제 막 수능을 치른 조카가 수능이 끝나고 친구와 그 영화를 봤다고 한다.

그 영화를 보는 내내 자신의 엄마보다 현재 진행 중인 이모가 그리 생각이 났다고 한다.

아마도 조카는 내가 아이를 키우며 한창 찌들고 지쳐 있는 모습을

언 듯 눈치를 챘던 모양이다.

 

배려 육아를 하려고 노력했고, 허용적인 부모가 되려고 노력했었는데

어느 순간 나는 육아보다는 발버둥에 가까울 때도 있었던 것 같다.

가장 힘든 순간은 아마도 좋은 부모가 되지 못했다고 좌절하던 하루였던 것 같다.

 

나는 적당히 부족한 엄마로 살기로 했다

제목부터 내 마음 한 켠을 보듬어 주는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각 장에서 나오는 소제목들도 내 마음을 어찌 그리 잘 이해하고 괜찮다고 토닥이는지

마음에 불이 켜지는 따뜻함을 느낄 정도로 위안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소아 청소년 정신건강 전문의 작가는 더 당당하고 편안하게 주변에 도움을 청해 엄마들이 겪는 어려운 일들에 도움을 받으라 하고 아이가 자랄수록 엄마가 해줄 수 없는 것들이 생겨 어느새 부족한 엄마가 되고 말지만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낼 기회가 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의 유아 시기부터 큰 아이들까지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부모와 아이의 대화체로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결해 가는 방법을 귀뜸 해준다.

어쩌면 생각했던 제목과 다르게 책 내용은 적당히 부족한 엄마의 모습을 응원하는 책 아니다.

깊이 있지만 그렇게 깊지 않은 육아로 아이를 편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힘을 주는 책이다.

 

엄마의 역할에만 몰두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의 욕구와 충동을

인지하는 일이 둔해진다고 엄마 자신을 찾으라고 응원도 해준다.

아이에게 내주었던 나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매일 나를 살피라고 조언한다.

엄마도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이 책의 끝자락에서 ‘82년생 김지영의 영화 엔딩이 눈에 그려진다.

 

나도 이제 이 책에서 조언하는 현재의 내 모습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만족하는 부분과

변화를 주고 싶은 부분과 구분해 보려고 한다.

그럼 정말 어느새 더 여유롭게 따뜻한 시선으로 내 아이들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250P

작은 변화 10가지 목록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보기

엄마가 된 이후 성장한 것을 스스로 칭찬하기

내가 즐기는 것을 조금 더 본격적으로 해보기

아이보다 나 자신을 우선순위로 두기

친구, 주변인과의 관계를 보살피기

10년 후의 내 모습을 예측하기

지나간 일을 마음속에 붙잡고 있지 않기

배우자에게 바라는 점을 정리해보기

배우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을 정하기

혼자서 하는 것을 시도해보기

.

.

.

10년 후 내 모습 예측하기 왠지 모르게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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