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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문상훈 지음 / 위너스북 / 2024년 1월
평점 :
올해 첫번째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이 왔다. 유투버이시고, 유퀴즈에도 나올 만큼 유명한 분. 유퀴즈에 나오실 때 보니 MC에게 책선물을 하면서 본인이 글을 적으셨는데 그 글이 뭔가 예상치 못했다. 그리고 유투브를 가끔 보긴했는데 유투브에서는 단지 재밌는 분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이 분은 파워F 성향이신 것 같다. 본인이 느끼는 감정이 굉장히 다양하고, 그 감정을 글로 풀어내는 솜씨가 엄청나신 분 같다. 시를 좋아한다고 하셨는대 문학소년 혹은 문학가 같은 느낌이었다. 단지 유명세로만 글을 써서 펴낸 것은 아니고, 본인이 글을 쓰고 그 글을 수정하고, 다시 되새겨보는 일을 즐겨하는 느낌이다. 게다가 중간 중간 나오는 글씨체가 이미지와는 상반되어 보였다.
첫머리에 책을 천천히 읽어보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나는 정독보다는 엄청난 속독을 하는 편이라 두세시간동안 꼼짝없이 읽으면 완독을 하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웠다. 단어를 고민하고 고민하신 흔적이 굉장히 많았지만, 비유의 비유를 더해서 표현하시는 부분이 많아서 직관적인 이야기보다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앞 문장을 읽고, 뒷 문장을 읽으면 이어져야 하는데, 앞 문장을 다시 읽어봐야 읽혀졌다.
글에서 행복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쓰신 부분이 있었다. 우리는 너무 쉽게 행복하길 바란다라는 말을 많이 쓴다고 하면서 행복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흔하게 표현하는 단어가 아니라며 본인의 생각을 적으셨다. 읽다보니 정말 그랬다. 행복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지 않을까. 흔히 쓰는 행복하라는 표현에 이렇게 다른 생각이 있구나를 느끼며 어떠한 단어도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대답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저자의 일기장을 내가 훔쳐본 느낌이었다. 먼저간 엄마를 만날 수 있어서 좋겠다는 마지막 문상훈에게 남긴 글을 읽고 먹먹해졌다. 학창시절에 부모님과의 사이가 정확히 어땠는지는 알 수 없지만, 후회하고 있다는 느낌이었고, 많은 감정들을 쏟아내는 책 같았다. T인 나도 읽었으니, F인 사람들은 이 책을 공감하며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기억하는 내 평생 동안 행복을 대단한 것으로 여기고 추앙하다 보니 행복에 대해서 어렴풋한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지금 행복한지를 되도록 떠올려보지 않는 것이다. 공부를 하다가 내가 지금 집중을 하고 있구나라고 깨닫는 순간이 집중이 끝난 순간인 것처럼, 행복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처럼 맹복적인 태도를 갖지 않는 것이 좋겠다. 타인의 행복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다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타인의 행복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걸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그래서 행복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 이제 나는 그 누구의 행복도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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