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박26일 치앙마이 불효자 투어
박민우 지음 / 박민우(도서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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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우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 안 읽을 이유가 없다. 바로 희망도서 신청해서 읽었다. 태국에 자주 계신다는 건 알고 있었고, 부모님과 여행기는 몰랐는데 부모님과의 여행기를 책으로 만드셨다니 재밌겠다.


부모님과의 여행기는 모든 자식의 실현 불가능한 로망아닌가. 같이 가서 추억을 쌓고 싶지만, 이미 커버린 성인된 자식들과는 생각도 다르고, 경험치도 다 각자 너무 달라서 출발하기도 전에 지쳐버리는 그런 여행. 이미 부모님과 여행을 하고 에세이를 펴낸 책들에서도 정말 힘들다는 것을 많이 읽었고, 몇 달 전 친동생이 부모님과 긴 미국여행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들어보니 아.. 이건 나는 못하겠는데 싶었다. 오죽하면 부모님 여행 10계명이라는 것도.. 나왔을까. 아무튼 이런 사서 고생을 계획한 작가님은 부모님의 치매예방을 이유로 들어 여행을 시작하셨다. 여행자금도 부족하여 부모님께서도 도움을 주시고, 본인의 본업인 글로도 버시고, 주변분들의 도움도 받으시면서 어찌어찌 25박 26일이라는 여행을 결론적으론 잘 끝내셨다.


작가님의 부모님처럼 우리 부모님도 패키지여행이 최고이고, 자유여행으로 가면 동생네 집밖을 못 나갈정도로 아이가 되신다는 점. 어렸을때는 어린 자식을 지켜주는 최고의 부모님이셨는데, 한국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겁쟁이가 되셔서 모든 일에 소극적이고, 언어가 안 통한다는 이유로 모든 일을 자식에게 맡기시는 것을 보니 동생이 말했던 우리 부모님과 너무나 일치해서 놀랐다. 나의 부모님만 이러시는 건 아니구나, 왜 늙으면 그렇게 될까, 나도 곧 그렇게 될까,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나는 부모님과 길게 여행해 본적이 없지만, 내가 조금 더 젊었을때 모시고 갔더라면, 엄마아빠가 조금더 젊은시절 같이 갔었더라면 자유 여행이 조금 더 편해졌을까 싶었다. 지금도 못하고 있지만, 그 전에라도 여행을 더 많이 했었어야 하는건 아닌지..


다 읽고 느낀 건 정말 순식간에 다 읽어버려서 너무 아쉬웠다는 점이다. 책이 얇은 편이 아닌데도 에피소드가 정말 재미있어서 몰입도가 높았다. 책 내내 부모님과의 여행 트러블이 한가득 나오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보다는 늙어버린 부모님과 늙어갈 나를 생각해보게 한다. 부모님을 팔아 책을 만들어 패륜아라고 본인을 칭했지만, 완독하고 나면 작가님의 부모님이 부러워진다. 끝없는 잔소리를 서로서로 하지만, 결국은 가족이고, 서로를 의지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게 된다. 마지막 에필로그로 아버님의 쾌유를 비는 작가님의 바람이 진심이 가득해 먹먹했다. 부디 쾌유하셔서 5천만원이 통장에 생긴 아들과 다시 한 번 여행을 떠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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