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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지구를 걷다 - 아이슬란드 가족여행
김현실.류문찬.류승룡 지음 / 한솜미디어(띠앗) / 2020년 3월
평점 :
<아이슬란드 가족 여행 / 젊은 지구를 걷다>를 한 자리에서 다 읽었다. 무슨 여행기가 이렇게 꼼꼼하면서도 재미있어, 하면서. 상세하고도 정확해보이는 정보, 여행을 하면서 실제로 느꼈던 정직한 감동, 시행착오의 쓴웃음도 함께 적어놓은 하루 하루치의 일기문같은 서사. 작가의 말대로 “서사와 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여행기였다.
저자는 옥사라우르포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주변의 풍광이 예뻤다. 느긋하게 하루를 보낼 사람이라면 트레킹 코스 중 이곳을 마지막으로 하여 여유있게 산책하는 것도 한 방법.” (41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곳에서 하루를 지내야 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고 홀마퉁구르 지역의 카틀라 트레일은 관광 안내 책에도 소개되어 있지 않은 곳이지만 비스듬한 벌판을 내려가다 보면 들꽃과 폭포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계곡을 만난다니 행운의 비밀 쪽지를 전해 받은 느낌이었다.
실프라 다이빙 지역. “막상 보니 바다가 아니라 호수였고 협곡도 아주 나지막하고 작아서 많이 실망했다. 물 속에 들어갈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가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43쪽) 여긴 패스해도 되는 곳이구나, 싶었다.
가다가 잠깐 머물렀다는 뢰이프스카울라바르, 도처에 돌들이 널려있는데 화산 활동으로 절로 생겨난 게 아니라 우리나라 성황당처럼 돌무덤을 만들어놓은 거라는 설명 재밌었고 아이슬란드 언어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요즘 사람들이 아이슬란드 고서적을 그대로 읽을 수 있으니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면 용비어천가를 현대어처럼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비교 설명은 두세 번 다시 읽었다. 스비나페틀스요쿨에서 빙하 골짜기, 그 위험한 곳으로 트레킹한다고 내려가 버린 아들을 기다리는 노부부 여행객의 이야기는 빙하의 침묵같은 여운이 느껴졌다.
서사 부분도 좋았지만 사진 역시 전문가 실력. 엄청난 물의 양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티포스>, 신들의 폭포란 뜻을 가지고 있는 <고다포스> 풍광을 담은 사진도 좋았지만 <요쿨살론에서 다이아몬드 비치로 흘러가는 빙산>이란 제목의 사진은 예술적 감각이 돋보였다. <아이슬란드 해벽 앞에서> 검푸른 바다와 초록빛 언덕 사진에 “절벽은 늘 올려다보는 줄만”으로 시작되는 시도 멈칫 하게 했다.
“아름다움은 정말 큰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본문 중에 나오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다음 여행지로 아이슬란드를 계획해보면서 이 책의 두께가 여행 가방에 넣기엔 좀 두꺼운 것 같아, 툭 뗄 수 있는 요약편도 부록으로 첨부해두었음 어땠을까, 상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