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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파 한눈에 보기 - 신학, 성례, 교회 정치 체제를 중심으로
전희준 지음 / 이레서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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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준 목사님의 <재미있는 성경>을 영상을 빼놓지 않고 깡그리 다 봤다. 유익하기도 했지만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워서였다. 그러다 만나게 된, 갓 출간된 <기독교 교파 한 눈에 보기>. 두께가 얇은데 내용은 깊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신학 전공자 뿐 아니라 나같은 평신도에게도 술술 잘 읽힌다는 점이다. 다양한 교파들의 시작점과 그 특징을 다루고 있으니 이를테면 이론서나 역사서에 해당될 텐데도 말이다. 또한 각 장마다 회색 배경의 참고 내용 칼럼이 부록처럼 딸려있는데 이 부분을 읽어나갈 땐 마치 골목길로 접어들었을 때의 기분이 들었다. 번화한 사거리에선 볼 수 없던,  동네의 실체를 엿볼 수 있는 골목 담벼락에 쓰인 글들. 그래서 회색 칼럼 글들을 읽을 때는  아하, 그렇구나, 그랬구나를 연발하곤 했다.

이를테면, 이런 부분 말이다. “많은 개신교 신자들에게 동방 정교회는 낯설게 느껴질 텐데요. (…)도대체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는 왜 분열했을까요? (…)십자군 운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할 때만 해도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 십자군이 예루살렘으로 가던 길에 동방 교회의 중심지 콘스탄티노플에서 약탈과 파괴를 일삼은 것이 문제였습니다.”(pp. 21~22)

무엇보다 이 책의 큰 장점은 어떤 종파도 거칠게 금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 하겠다. 이는 본질은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너그러운 시선은 자칫 저자의 색깔을 흐릿하게 만들 수도 있을 텐데 이 책은 그러한 위험 지역도 너끈히 넘어서고 있다. 저자의 다양하고도 바른 지식과 정보, 오래 숙성된 깊이있는 사색 때문일 것이다. 교회를 다니는 성도라면 교파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데 자신이 속하지 않은 교파를 배척하는 일은 신문기자가 자기 기사만 객관적인 내용이고 다른 신문에 실린 글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바울의 권면은 할례파와 무할례파의 분쟁을 의견 일치로, 끝장 토론으로 끝내지 않고 있다” (pp.135~6)고 하면서 성경에서 그 근거를 밝히고 있어 신뢰성을 더해준다.

이 책은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 얇은 책이지만, 밑줄을 그으며 정독을 했기에 이 책을 다 읽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저자가 인용한 본질적인 것에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는 자유를, 그리고 모든 것에 사랑을.”(루퍼투스 멜데니우스)이란 문구에 감동받는 자라면, 교파에 대해 궁금증을 한 번이라도 느껴봤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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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파 한눈에 보기 - 신학, 성례, 교회 정치 체제를 중심으로
전희준 지음 / 이레서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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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준 목사님의 <재미있는 성경>을 영상을 빼놓지 않고 깡그리 다 봤다. 유익하기도 했지만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워서였다. 그러다 만나게 된, 갓 출간된 <기독교 교파 한 눈에 보기>. 두께가 얇은데 내용은 깊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신학 전공자 뿐 아니라 나같은 평신도에게도 술술 잘 읽힌다는 점이다. 다양한 교파들의 시작점과 그 특징을 다루고 있으니 이를테면 이론서나 역사서에 해당될 텐데도 말이다. 또한 각 장마다 회색 배경의 참고 내용 칼럼이 부록처럼 딸려있는데 이 부분을 읽어나갈 땐 마치 골목길로 접어들었을 때의 기분이 들었다. 번화한 사거리에선 볼 수 없던,  동네의 실체를 엿볼 수 있는 골목 담벼락에 쓰인 글들. 그래서 회색 칼럼 글들을 읽을 때는  아하, 그렇구나, 그랬구나를 연발하곤 했다.

이를테면, 이런 부분 말이다. “많은 개신교 신자들에게 동방 정교회는 낯설게 느껴질 텐데요. (…)도대체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는 왜 분열했을까요? (…)십자군 운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할 때만 해도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 십자군이 예루살렘으로 가던 길에 동방 교회의 중심지 콘스탄티노플에서 약탈과 파괴를 일삼은 것이 문제였습니다.”(pp. 21~22)

무엇보다 이 책의 큰 장점은 어떤 종파도 거칠게 금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 하겠다. 이는 본질은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너그러운 시선은 자칫 저자의 색깔을 흐릿하게 만들 수도 있을 텐데 이 책은 그러한 위험 지역도 너끈히 넘어서고 있다. 저자의 다양하고도 바른 지식과 정보, 오래 숙성된 깊이있는 사색 때문일 것이다. 교회를 다니는 성도라면 교파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데 자신이 속하지 않은 교파를 배척하는 일은 신문기자가 자기 기사만 객관적인 내용이고 다른 신문에 실린 글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바울의 권면은 할례파와 무할례파의 분쟁을 의견 일치로, 끝장 토론으로 끝내지 않고 있다” (pp.135~6)고 하면서 성경에서 그 근거를 밝히고 있어 신뢰성을 더해준다.

이 책은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 얇은 책이지만, 밑줄을 그으며 정독을 했기에 이 책을 다 읽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저자가 인용한 본질적인 것에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는 자유를, 그리고 모든 것에 사랑을.”(루퍼투스 멜데니우스)이란 문구에 감동받는 자라면, 교파에 대해 궁금증을 한 번이라도 느껴봤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교회를 다니는 성도라면 교파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데 자신이 속하지 않은 교파를 배척하는 일은 "신문기자가 자기 기사만 객관적인 내용이고 다른 신문에 실린 글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바울의 권면은 할례파와 무할례파의 분쟁을 의견 일치로, 끝장 토론으로 끝내지 않고 있다" (pp.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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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락의 형벌
다무라 도시코 지음, 권선영 옮김 / 북치는마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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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락의 형벌>

일본 작가, 다무라 도시코의『포락의 형벌』, 권선영 교수가 번역했는데 번역 솜씨가 놀라웠다. 서사의 미학까지 배려하고 감지한 전문성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작품집의  첫 작품으로 수록된「생혈」에 나오는 문장들은 이게 번역 문장들인가, 의심이 갈 정도로 산문 속에 내재하는 운율까지 느낄 정도로 유연했다.

또한 100년 전 작가인 다무라 도시코의 문장은 현대적 감각들로 가득차 있음에 놀랐다.

 

유코는 어항 속에 한쪽 손을 쑤욱 집어넣고 증오하듯 금붕어를 잡았다. … 눈동자를 겨누어 핀으로 찌르자 금붕어는 정확히 손목 부근에서 꼬리지느러미를 파닥거렸다. 금붕어를 너무 깊숙이 찌를 나머지 자신의 검지까지 찔렀다. … 금붕어 비늘이 푸르게 빛났다. … 금붕어는 위를 향해 입을 뻐끔 벌리고 죽었다. 꽃무늬 부채를 펼쳐 놓은 것 같은 꼬리지느러미는 접혀져 시들시들 축 늘어졌다.”  (「생혈」)

 

내용은 또 어떠한가. 작가의 여성관은 거침없이 흐르는 생각의 물줄기를 통해 여성문학의 기초를 들여다 보게 한다.

 

나는 어떻게든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내 사랑도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놔두고 싶어요. 우리가 결혼을 해야만 하는 사랑의 의무는 지고 싶지 않아요. 결혼 따위를 피해서 서로 영원히 사랑의 자유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한 걸까요.” (「그녀의 생활」)

 

연인에게 육체를 허락하는 것은 마사코의 영원한 자유였지만 결혼에 응하는 것은 남자에 의해 자신의 평생을 갇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녀의 생활」)

 

첫사랑의 감정이 또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 류코는 그것을 꿈꾸었다. (「포락의 형벌」)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나혜석, 김명순, 김일엽 등 한국의 문인들의 이름도 떠올랐지만 모파상의 「귀여운 여인」이 머리를 스쳤다. 여성에 대한 시각의 기저음에서부터 얼마나 차이가 많이 나는가. 내가 속한 독서 클럽에서 다음 작품으로 이 작품집을 소개하려고 한다. 다무라 도시코를 소개한 권선영 번역가님, 감사드려요


남자는 홀연히 웃었다. 그리고 "할 수 없잖아."라고 말했다. (「생혈」)

첫사랑의 감정이 또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 류코는 그것을 꿈꾸었다. (「포락의 형벌」)

그녀는 아기와 붙어 있을 때에도 사색이 가능해졌고 빨래를 하면서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그녀는 태연히 책상에 앉아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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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지구를 걷다 - 아이슬란드 가족여행
김현실.류문찬.류승룡 지음 / 한솜미디어(띠앗)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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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가족 여행 / 젊은 지구를 걷다>를 한 자리에서 다 읽었다무슨 여행기가 이렇게 꼼꼼하면서도 재미있어하면서상세하고도 정확해보이는 정보여행을 하면서 실제로 느꼈던 정직한 감동시행착오의 쓴웃음도 함께 적어놓은 하루 하루치의 일기문같은 서사작가의 말대로 서사와 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여행기였다.

저자는 옥사라우르포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주변의 풍광이 예뻤다느긋하게 하루를 보낼 사람이라면 트레킹 코스 중 이곳을 마지막으로 하여 여유있게 산책하는 것도 한 방법.” (41)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곳에서 하루를 지내야 하는 구나라고 생각했고 홀마퉁구르 지역의 카틀라 트레일은 관광 안내 책에도 소개되어 있지 않은 곳이지만 비스듬한 벌판을 내려가다 보면 들꽃과 폭포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계곡을 만난다니 행운의 비밀 쪽지를 전해 받은  느낌이었다.

실프라 다이빙 지역. “막상 보니 바다가 아니라 호수였고 협곡도 아주 나지막하고 작아서 많이 실망했다물 속에 들어갈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가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43여긴 패스해도 되는 곳이구나싶었다.

가다가 잠깐 머물렀다는 뢰이프스카울라바르도처에 돌들이 널려있는데 화산 활동으로 절로 생겨난 게 아니라 우리나라 성황당처럼 돌무덤을 만들어놓은 거라는 설명 재밌었고 아이슬란드 언어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요즘 사람들이 아이슬란드 고서적을 그대로 읽을 수 있으니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면 용비어천가를 현대어처럼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비교 설명은 두세 번 다시 읽었다스비나페틀스요쿨에서 빙하 골짜기그 위험한 곳으로 트레킹한다고 내려가 버린 아들을 기다리는 노부부 여행객의 이야기는 빙하의 침묵같은 여운이 느껴졌다.

서사 부분도 좋았지만 사진 역시 전문가 실력엄청난 물의 양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티포스>,  신들의 폭포란 뜻을 가지고 있는 <고다포스풍광을 담은 사진도 좋았지만  <요쿨살론에서 다이아몬드 비치로 흘러가는 빙산>이란 제목의 사진은 예술적 감각이 돋보였다. <아이슬란드 해벽 앞에서검푸른 바다와 초록빛 언덕 사진에 절벽은 늘 올려다보는 줄만으로 시작되는 시도 멈칫 하게 했다.  

아름다움은 정말 큰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본문 중에 나오는 말이다맞는 말이다다음 여행지로 아이슬란드를 계획해보면서 이 책의 두께가 여행 가방에 넣기엔 좀 두꺼운 것 같아툭 뗄 수 있는 요약편도 부록으로 첨부해두었음 어땠을까상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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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 뉴베리 수상작으로 읽는 ‘아이 마음속 숨겨진 심리’
이영옥 지음 / SISO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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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를 한 자리에서 꼼꼼히 다 읽었다. 뉴베리 상을 받은 동화들을 총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쁨도 컸지만 와! 그 동화 속 인물들과 사건들을 심리학의 프리즘을 통해 조명하다니! 저자의 설명은 어린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라모나는 아빠를 사랑해>의 서사는 생활비를 절약해야 하는 가족들이 어떻게 곤경을 이겨나가기 위해 애쓰는가도 보여주지만 특히 아빠의 흡연 습관과 싸우는 자녀들의 이야기가 여간 흥미를 주는 게 아니다. 여기에 저자가 소개하는 심리학자 엘킨드의 "상상적 청중"은 압도적이었다. "나는 연극의 주인공이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무대 위의 나를 바라보는 관객이라고 생각한다"는 상상적 청중 개념은 각기 다른 나이층의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대단한 통찰!

한국계 미국인 동화작가 린다 수 박의 <사금파리 한 조각>의 주인공 목이가 우여곡절 끝에 상감청자를 왕실에 전하는 것을 기대x가치 이론으로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또한 <톰 소여의 모험>에서 톰이 일을 놀이로 바꾸었을 때 그  내재적 동기가 부여된다는 '톰 소여 효과'에 대한 설명을 읽는 것도 즐거웠다. <어느날 미란다에게 생긴 일>에서는 '고정관념 위협'을 경계할 것을 당부할 뿐 아니라 <안녕, 우주>에서 어려움이 닥쳤을 때 "분수처럼 뻗쳐올라 떠내려가지 말고" 자기에게 오라는 할머니의 따뜻한 말은 곧 나의 말이 되면 어떨까, 도전을 주기도 했다.

심리학의 프리즘으로 뉴베리상 수상작품을 읽어낸 이 책, 참 인상깊게 읽은 수작이다. 이영옥 작가의 제 2의 아이의 마음에 대한 책을 기대해 본다.     

7살! 일생에서 가장 자신감 넘치고 눈이 열려 세상 만물의 이치를 환히 안다고 생각하는 나이다.(229)
버질은 아마 자신이 그렇게(바위 속에 갇힌 소년) 되면 할머니는 과도로 바위를 쪼아서라도 꼭 자신을 구해낼 거라고 굳게 믿는다.(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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