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 만에 참 재미있게 읽은 여행책이었다. 읽는 내내 나의 다음 여행을 준비했다. 자전거로 일본 종단을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는데, 읽고 나니 어느 정도 갈증이 해소된 기분이다. 너무나 생생한 기분으로 읽어서, 이미 다녀온 기분. 주석처리나 멘트 처리같은 편집이 잘 되어있어서, 읽기도 편했다.
나는 죄의식을 느끼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 책들이 모두 존업성과 정의에의 호소로 가득 차 있고, 그 속의 인물들이 그토록 소리 높여 인간됨의 명예에 관해 말하는 것은, 아마도 내가 스물두 살이 되도록 병들고 지친 늙은 여인의 노동에 의해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무척 원망스럽다.-213,213쪽
이십년이 흘렀고, 지금의 나인 이 사람은 오래전에 젊음으로부터 버림받고, 그토록 진지하였고 그토록 확신에 차 있던 그 시절의 나였던 그 사람을 훨씬 덜 심각하게, 조금 더 웃으면서 회상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무슨 이야기든 다 하지만, 우리는 거의 서로를 모르는 것만 같다. 열렬하고 감동 잘하는 그 소년, 요람에서 들은 동화를 그토록 순진하게 믿고, 자기 운명을 멋지게 정복하겠노라 날뛰던 그가 정말 나였던가?-334쪽
해가 바뀔 수록, 지금 내가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는듯 하다. 소중한 시간들을 알차게 보내는 2010년을 기대하며~
필승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