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에 기대다 반걸음 시인선 3
정우영 지음 / 반걸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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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삶의 목표의 달성이거나 보다 행복한 삶이겠지만 그 틈새에서 묻혀버린 지점을 바라보는 일이 또한 시인의 몫이 아닐까 한다.
살아있다는 것은 아픈 삶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고 때로는 비통하게 죽어가야 하거나 의미없이
잊혀져 사라지는 것일 테니 모든 생명 자체에 대한
현시를 묵묵히 해내는 시들은 살아있는 모든 대상에 대한 숙연한 '챙김'이다.
내가 아픈 이유가 네가 아픈 이유와 늘 같을 수는
없으나 우리가 살아있음으로 또 죽어가는 존재로서
아프다는 그 공통분모 아래서는 결국 하나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삶의 무지개를 찾지만 그 무지개가 삶의 무게에 휘어지며 눈물을 머금고 있다. 눈물은 살아있는 것들의 징표다. 살아있다(활)는 것은 일곱가지 색을 넘어서서 각양각색으로 반짝인다. 그 생명의 반짝거림이야말로 우리가 정말 보듬고 기대야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통렬하게 비판하고 저항하고 울부짖는 시대를 넘어 미처 챙기지 못한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부드러운 위로와 그 따뜻한 마음이 녹아있는 시집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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