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_
경기문화재단 선정작을 읽게 된 이유는 사실 이 앤솔로지 시집 때문이었다. 권민정, 김이듬, 김상혁 이 세 사람의 시인을 좋아해서 꼭 한 번 보고 싶었다. 덤으로 전영관 시인의 등단 시인 바람의 전입신고를 매우 좋아해서 필사도 했던 시였다. 이런 시인들이 모여서 앤솔로지 시집을 낸다는데 필히 봐줘야지, 암, 당연히 봐야지. 이런 마음으로 펼쳐든 시집이었다.
죽음과 일상, 글과 단어, 운명과 관상, 어머니와 역서의 흔적, 지구, 코로나까지 다양한 글들이 머문다. 운율 위에 얹어진 문장들이 너무 아름답고 예뻐서 사무치는 다양한 감정들이 너무 영롱해서 일찍이 읽은 시집의 후기를 미루고, 미룬다. 적고 나면 퇴색될까 봐 그 마음들을 두고두고 또 꺼내보려고.
시인들의 연령, 소재, 이야기, 모든 것이 다 달라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아름다운 문장들이 너무 많아서 정말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면 시인이 될 수 있는지(이건 시집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다만 띠지에 적힌 싱싱한 언어라는 표현에 웃었다. 어떻게 해야 싱싱한 언어라 말할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의 이야기다. 코로나로 경제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이고 내 이웃의 이야기이다. 부디 이 아름다운 은유를 함께해 주길 바란다.
02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