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일루스트라투스 지음, 이계순 옮김 / 풀빛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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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왜 무서운 이야기가 생각나는 걸까. 독특한 그림과 무서운 이야기, 책을 읽기 좋은 여름밤. 모든 것이 딱 들어맞는 가운데 나타난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매력적인 일러스트만으로도 훌륭하다. 프롤로그부터 나와 있는 열세 편의 이야기, 그런에 아무리 세어보아도 이야기는 열두 편이다. 옴니버스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 마지막 열세 번째 이야기는 대체 어디 있을까. 예상되었던 반전이었으나, 생각하는 재미가 있었던 책이다. 공포소설을 좋아한다면, 무더운 여름 함께할 서늘함이 필요하다면 좋은 친구가 되어줄 책이라 생각한다.


거울과 인형, 깊은 물 속, 어둠, 지하실, 무덤 등 공포에 잘 어울리는 소재와 인간의 깊은 심연을 다루는 이야기들이 함께 등장한다. 이야기들은 길지 않고 일러스트와 함께 묘한 여운을 남기며 공포를 자극한다. 개인적으로 일러스트가 맘에 든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그림을 좋아한다면 정말 추천하는 그림책이다.

조금 아쉬운 점은 공포를 많이 읽은 이들이라면 조금 뻔할 이야기들, 호기심에 대한 경고, 약속을 어긴 대가 등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교훈적이고 권선징악적인 이야기들이 공포의 서늘함을 조금 식히기도 한다. 어린이들이 보는 그림책이라서가 아닐까. 그저 유령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건지, 뜬끔없는 이야기의 흐름과 개연성이 부족도 조금 아쉬웠다. 반면에 아이들이 보기에는 작고 빽빽한 글씨체를 보면서 음?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멋진 그림과 이야기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스텐실이라고 하나, 스펀지를 찍어서 그린듯한 앤틱한 그림은 이야기와 꽤 잘어울리며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고급스런 일러스트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들도 탐을 낼 만한 동화책이다.

깊어가는 밤, 오싹한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면 그림을 통해 그 이면의 낯선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서늘한 이미지들이 색다른 세계의 다른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41347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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