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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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원하는 것을 얻게 해주는 협상의 기술을 이야기 해 주는 책입니다.

책 뒷 표지에 소개된 '제대로 시켜라'의 저자 류랑도님이 평한 글, "어떻게 하라는 얘기도 없이 올바른 자세만 강조하는 변죽만 울리는 책이 아니다. 마땅히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닌 일상의 생활방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책은, 성과를 내는 협상을 위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엣지 있는 'Powerful App' 이다."와 같이 실제의 상황에 즉시 적용 가능한 협상의 실용서라 하겠습니다.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하니 이 말 하나만으로도 그 내용을 가히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협상에 대한 지금까지의 저의 생각은 '목적을 잃지 않고', '목적대로 상대를 제압'하여 '상대 앞에서 만세'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그런 저의 생각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제가 믿어왔고 실천해 왔던 협상과 협상의 성과는 진정한 성과가 아닌 것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협상에서 목적을 잃지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협상의 진정한 성과는 윈 윈이라고 합니다.
협상의 당사자인 나도 승리하고 협상의 또 다른 상대자인 상대도 승리하여 함께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 협상의 진정한 성과라는 것입니다.

협상, 그 결과로서의 성과에서 한 쪽의 승리가 아닌 함께 만족하고 함께 승리할 수 있는 협상의 길과 방법이 이 책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특히 제게는 '표준의 적용과 프레이밍의 활용' 부분이 많은 교훈이 되었습니다. 또 실제의 상황에서도 적절하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여러분들도 꼭 한 번 읽어 보시고, 항상 가까운 곳에 두시면서 함께 만족하며 함께 승리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따뜻한 협상의 전문가들이 되시길 응원 드립니다.

다음은 이 책을 읽으며 밑줄 친 내용들 입니다.

- 효과적 협상을 위한 12가지 핵심 전략
1.목표에 집중하라.
2.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3.감정에 신경써라.
4.모든 상황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라.
5.점진적으로 접근하라.
6.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라.
7.상대방이 따르는 표준을 활용하라.
8.절대 거짓말을 하지마라.
9.의사소통에 만전을 기하라.
10.숨겨진 걸림돌을 찾아라.
11.차이를 인정하라.
12.협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라.

-
협상 도구의 속성을 분명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상황에 맞게 효과적으로 변주할 수 없다. 그저 생각나는대로 말하는 방식으로는 협상 실력을 향상 시킬 수 없다.

-
협상의 정의
1.협상은 상대방이 특별한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2.협상은 상대방이 특별한 '판단'을 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3.협상은 상대방이 특별한 '인식'을 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4.협상은 상대방이 어떠한 '감정'을 가지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
목 표를 달성하려면 혼자만 잘 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도 잘 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물론 이 말은 통념에 어긋난다. 그러나 상대방이 그 어떤 혜택도 얻지 못하면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원하는 것을 얻게해 줄 필요가 있다.

-
당신이 전달한 의미보다 상대방이 받아들인 의미가 더 중요하다.

-
상대가 무심코 던지는 눈빛과 몸짓, 말 한마디를 놓치지 말고 집중하라. 그리고 그 속에서 단서를 찾아내면 훨씬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이끌 수 있다.

-
과거나 미래중 어디를 바라보아야 하는가? 이것이 바로 협상과 소송의 큰 차이다. 소송은 과거를 놓고 서로 대립하지만 협상은 미래를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

-
표준은 의사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관행이나 정책 혹은 참고사항을 말하며 이는 선언, 약속 혹은 보증의 형태로 구체화된다.

-
표 준을 활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프레이밍이다. 여기서 프레이밍이란 상대에게 정보를 제시하는 방법, 즉 표준을 제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뜻한다. 이때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특정한 표현으로 말하는 것이 프레이밍의 핵심이며 적절한 프레이밍은 명확한 상황 인식에서 출발한다.

-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것보다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중요한 것은 프레이밍과 점진적 접근법을 통해 상대방이 원하는 곳으로 가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
상대방의 표준이나 프레이밍을 무조건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상대방의 프레이밍을 리프레이밍할 수도 있다. 리프레이밍은 상대방의 프레이밍을 다르게 해석하여 새로운 통찰력을 얻도록 돕는다.

-
과유불급의 원칙은 협상의 끝이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상대를 이기는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면, 정작 협상의 진정한 목표를 잊어버리기 쉽다.

-
협상은 상대방에게 익숙한 지점에서 출발하여 점진적으로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

-
상대방이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여 파이를 키우는 절차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협상이 수월해질 것이다.

-
협상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대상들을 연결시키는 것, 즉 협상 범위 안에 있을수도 있고 밖에 있을수도 있는 것들을 이어보면 협상에서의 교환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
문제 안에 숨겨진 기회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회를 찾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문제를 장애물로 보지 말고 이제껏 발견하지 못한 기회로 생각하라.

-
다양성은 인종, 종교, 언어, 음식, 의복, 음악, 성별, 국적, 나이, 직업 같은 외적 요소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에 기인한다.

-
협상에서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외적 요소의 동질성보다 심리적 연대감을 이루는 게 훨씬 중요하다.

-
문화적 다양성이 10% 향상될 때, 기존 인구의 순수입이 15% 늘어난다. 구성원들의 아이디어와 인식의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기업은 이직률이 높고 생산성과 수익이 낮은 걸로 나왔다.

-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
표준은 조직의 법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정치적 수법을 이용하여 표준을 피하려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표준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
물건을 살 때는 항상 거래의 의미에 가치를 부여하라. 단골은 대량구매 고객과도 같다 단지 조금씩 여러번에 걸쳐서 구매할 뿐이다.

-
대 부분의 사람들은 비즈니스를 할 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척만 한다. 속셈은 상대방의 머릿속 지식이나 그의 화려한 인맥을 이용하려고 하면서 말이다. 이는 일종의 신뢰 사기(Confidence Game)다. 신뢰 사기는 마치 친한 친구인 것처럼 굴어서 신뢰를 얻은 다음, 상대로부터 가능한 많은 것을 취하려는 것을 뜻한다.

-
협 상을 할 때 인간관계가 얽히면 목표를 달성하기 더 힘들어진다.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감정이 강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감정에 휘둘리면 상황을 악화시키기 십상이다. 때문에 인간관계가 얽힌 협상을 성공시키려면 목표에 대한 초점만큼이나 감정적인 공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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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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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선생님의 "칼의 노래"는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 입니다.
왜란에 임하는 이순신 장군의 마음을 시간의 흐름을 쫓아 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읽는내내 빨려 들어 전장터를 달리는 내 자신을 쉽게 빼 내올 수 없게하는 김훈 선생의 필력도 대단하시지만 나를 온전히 붙들어 맨 것은 장군의 "쓸쓸함"이었습니다.

장군은 자신의 한계를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능력의 한계나 자신감의 결여가 아닌 충(忠)을 위하여 흘려내는 피의 결과가 전쟁의 승(勝)으로 나타날 것임을 확신하였으나 충(忠)의 대상이 장군에게 내려 줄 평가에 대한 한계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자로서 부러운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죽음에 대한 장군의 선택이었습니다.
비록 그것이 내몰린 것이라 할 지라도. 내가 죽어야 할 모습과 죽어야 할 자리 죽어야 할 때를 선택할 수 있었다는 그 큰 용기가 부러웠습니다.

주어진 한계 안에서 주어진 한계보다 큰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몇 가지나 될 수 있을까요...

성웅 이순신이라 일컬으면서 4월 28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이면 "충무공의 노래" (제목이 맞는지 잘 모르겠네요..^^)를 부르며 자라 온 저 에겐, 위대한 사람의 개인 감정은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었습니다.

저 같은 작은 사람에게는 그저 신의 경지에 다다른 위대함 그 자체니까요.

"칼의 노래"를 읽으며, 이순신 장군의 독백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그도 사람이었음을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 참 재미있습니다.

다음은 이 책의 밑줄 친 부분 입니다.

- 새로운 싸움을 시작할 때마다 그 싸움이 내게는 모두 첫 번째 싸움이었다. ~ 싸움은 싸울수록 경험되지 않았고, 지나간 모든 싸움은 닥쳐 올 모든 싸움 앞에서 무효였다.

-
내가 적을 이길 수 있는 조건들은 적에게 있을 것이었고, 적이 나를 이길 수 있는 조건들은 나에게 있을 것이었다.

-
위관들의 심문은 결국 아무것도 묻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헛것을 쫓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언어가 가엾었다. 그들은 헛것을 정밀하게 짜맞추어 충과 의의 구조물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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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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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는 '우륵'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현의 노래"는 우리에게 '가야금'으로 알려진 가야의 '금' 이야기 입니다.
"현의 노래"는 생을 살다가 가뭇없이 사라져간 우리네 '민초'들 이야기 입니다.
"현의 노래"는 그저 사라져간 우리네 삶에 각자의 '소리'가 있었음을 위로로 전해주는 이야기 입니다.

우륵, 니문, 비화, 아라, 야로, 신라장군 이사부, 군주, 백성들...

그들은 소리를 가진자들이나 소리를 낼 수 있는 자들과 낼 수 없는 자들로 구분 되어져 살아갑니다.
가진 자와 메인 자로서 누구 그 구분을 지었느냐에 대한 대답도 필요없이 세상을 살아내고 세상을 살아가는 소리의 주인공들 입니다.

저마다 열지게 살아가지만, 죽음 이 후의 산 자에게 남는 허허로움을 열지게 느끼며 살지는 못하지요.
저마다의 소리를 내기에 바쁘고 쫓기에 바쁘고 잡아 두기에 바쁘기에 그렇지요.

이 책을 읽으며 과연 내 생의 소리는 무엇이며, 내 삶의 소리는 무엇인지, 그 소리가 골을 넘고 내를 건너 사라져 가는 자리에 향기로운 열매를 낳을지 허허롭게 떨어지는 낙엽이 될 지 빈 맘으로 바라보곤 하였습니다.

여전히 내 마음은 내 생과 삶에 내 소리를 잡아 두기를 원하는 것 같았습니다.
소리를 내어 자연히 흐르게 놔두지 못하면서 생에게 삶에게 좋은 소리로 들려지고 남겨지길 바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생과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마음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등장인물들의 쓸쓸한 생과
등장인물들의 고단한 삶에

연민을 느끼며 눈물지을 수 있는 건 그 만큼 저도 나이를 든 때문이겠지요.....

김훈 선생의 "현의 노래"는 다시금 소리를 가지고 소리를 내며 살아가는 우리네 생과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 입니다. 여러분들도 한적한 곳에 홀로 앉아 단 번에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다음은 이 책의 밑줄 친 부분입니다.

- 듣는 자가 여럿이면 한 소리가 여러 소리가 되어 소리는 정처없는 것입니까?

-
소리는 본래 살아 있는 동안만의 소리이고, 들리는 동안만의 소리인 것이오.

-
모를 일이오. 모를 일이오되, 소리는 본래 소리마다 제가끔의 울림일 뿐이고 또 태어나는 순간 스스로 죽어 없어지는 것이어서, 쇠붙이가 소리를 죽일 수는 없을 것 아니겠소? 죽일 도리가 없을 것이고, 죽여질 리가 없지 않겠소?

-
시간이 싸워주는 싸움은 쉬웠으나 시간을 가늠해 움직이는 일은 쉽지 않았다.

-
죽은 왕이 이르기를, 여러 고을 소리를 제가끔 만들라 하였으나, 고을의 소리는 이미 스스로 제가끔이다. 다만 거칠고 억눌려 있을 뿐이다.

-
소리는 새로워서 끝이 없다.

-
나를 그저 내버려두시오. 신라가 가야를 멸하더라도 가야의 금을 뜯을 수 있게 해 주시오. 주인 있는 나라에서 주인 없는 소리를 펴게 해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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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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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은 병자호란, 치욕의 항복이 있던 때의 이야기 입니다.

뮤지컬을 보며 가슴치고 울분하고 쓸쓸하며 화가났던 마음이 이야기를 들으며 더 울분하고 더 쓸쓸하고 더 화가났습니다.

저는 민초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잡초라고 받아 들여기지 때문입니다.
끝없이 나고 자라는 강인함의 잡초가 아니라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대로 밀려가고, 밟으면 밟는대로 쓰러져야하는 운명의 뿌리는 지닌 아픔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다."

이야기는 나라와 백성과 자신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설 때 나라 안에서 또 백성 안에서 자신의 위치에 따라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하는" 저 마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왕이 당면한 일을 당면하는 모습
중신들이 당면한 일을 당면하는 모습
백성들이 당면한 일을 당면하는 모습
청나라 황제와 장군과 군이 당면한 일을 당면하는 모습

세상사 물과 같아 자연의 이치를 따라 흘러 가고 흘러 들어온다 하지만, 저 마다의 당면한 일을 당면하여 지나 간 그 자리에 물이 들고 볕이 들고 사람이 들어 다시 흘러 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왠지 쓸쓸한 마음이 금할 길 없었습니다.

어린시절 그 때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드라마를 통해 한껏 감정이입을 할 때도, 몇년 전 뮤지컬을 보며 가슴을 칠 때도 내겐 주적이 있었습니다.

저런 놈, XX같은 놈
놈 놈 놈

그때는 결과만을 놓고 본 것입니다. 당시의 현재 상황 속에서 그때를 바라 볼 수 밖에 없어서 그랬습니다.

이야기를 읽어가며 아직도 가슴이 불이 나지만, 분명 달라진 것은

죽일 놈이든 살릴 놈이든
내 맘과 같든 같지 않든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해 가는" 군상들을 이해해 가고 있다는 것 입니다.

이 책, 이 이야기 참 재미납니다. ^^

다음은 이 책의 밑줄 친 부분입니다.

-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다.
- 버티지 못하면 어찌 하겠느냐. 버티면 버티어지는 것이고, 버티지 않으면 버티어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죽음을 받아들이는 힘으로 삶을 열어나가는 것이다.
-
사물은 몸에 깃들고 마음은 일에 깃든다. 마음은 몸의 터전이고 몸은 마음의 집이니, 일과 몸과 마음은 더불어 사귀며 다투지 않는다.
-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못할 짓이 없고, 약한 자 또한 살아남기 위하여 못할 짓이 없는 것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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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 김훈 世設, 첫 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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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또한 종로의 헌책방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요즘 한창 김훈 선생님의 역사소설 시리즈,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을 읽으며 SNS에 밑줄 친 부분을 올려가며 우쭐되고 있던 차에 기막힌 제목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가 눈에 안 들어 올 수가 없었지요.

김훈 선생님의 존함과 말이 제 기억 속에 각인 된 것은 몇 년 전인가 모 신문에서 읽은 그 분의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의견처럼 말하며,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라는 말씀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은 세태의 안타까움을 꼬집은 것일텐데 우쭐하며 살아가던 내겐 아픔 곳을 찌르는 일침이었습니다.

그렇게 그것이 내 말인양 사기치며 살아오던 때에 신작인 "흑산"을 만났지요. 읽으려 꺼내들었는데 몇 년전에 잘난 척하며 사서 꽂아 두었던 위의 3권 묶음이 기억나 그래 이것들 먼저 읽고 선생의 목소리를 귀와 눈에 익혀 둔 다음에 읽자 했는데 이 책을 만난 것입니다.

읽다보니 도대체 이 책은 언제 나온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해서보니 2002년에 초판이 나오고 2010년에 개정판이 나왔네요.

초판의 제목이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였다고 하네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제 나이 또래 남성들에게는 '평발'이 주는 의미는 각별하지요. '평발' = '(군)면제' ㅋㅋ 맞나요?

아들, 군대, 그가 보낼 시간들, 아들의 반대 편에 서 있을 또 다른 아들들, 그들에게 주어질 특권, 그것을 알고 한 번쯤은 바래 볼 아들, 그것을 바라보는 아버지....어렵게 낳은 아들 하나 있는 제게 아주 각별하게 다가오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초판 후 10여년의 세월 동안 선생의 눈에 비쳐지고 가슴에 담겼다 이야기로 꼬집혀진 모습들이 여전한 것을 보면 인간과 그들이 모여 이루는 세태에 쌓인 두터운 그 무엇은 쉬 닦여지지 않는 것인가 봅니다.

표지에 따로 뽑아 적어 놓은 글귀,

"정의로운 연설이 모자라서 세상이 이 지경인 것은 아니다. 지금 정의와 민주주의 이름으로 약육강식의 질서를 완성해가는 이 합리주의의 정글 속에서 정의로운 언어는 쓰레기처럼 넘쳐난다."

사실 선생은 정의라는 것이 이쪽이냐 저쪽이냐에 따라 달리 세워져가야한다는 고집쟁이들 앞에 투쟁적으로 달려들어 당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따지기 전에 그 근본을 이루는 사람과 개인, 그의 삶과 그들의 환경을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아이들의 점심 문제를 해결했으면, 점심조차도 먹지 못하는 그 아이들의 아침과 저녁은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그 아이들의 주말과 방학때의 삼시 세때를 어떻게 해결해 갈 것인가에 대한 이해와 이야기 나눔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하시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아버지가 아닌 아빠의 삶을 보내고 있는 저 개인은 내게 또 이 사회에 참 어른과 강인한 아버지의 실제가 참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아쉬워 하곤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안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이루고 있는 55편의 글들은 참 좋은 이야기들 입니다. 절실하며 따끔한 이야기들이고 푸근하고 정 깊은 이야기들 입니다.

여러분 10년 지난 책이라 외면마시고 꼭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이 책의 밑줄 친 부분입니다.

-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 못난 나라의 못남 속에서 결국 살아내야 한다는 운명을 긍정하는 것이다.

-
고 통받는 사람들을 향하여 더 이상 가짜 희망을 말하지 말라. 민주주의와 위기극복의 이름으로 인간의 구체성을 추상화하지 말라. 추상화된 언어의 합리성은 뻔뻔스럽다. 그 추상성이 권력의 힘이고 그 뻔뻔스러움이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약육강식의 질서를 완성해가고 있다.

-
여론이 사실을 몰고가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여론을 이끌고갈 때 민주주의는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클린턴의 정액은 입증해주었다.

-
길은 그 위를 가는 자에게는 통로이지만, 길을 바라보는 자에게는 풍경이다.

-
언 론자유의 근본은 언론의 부자유이다. 이 부자유는 가혹한 자기검열에서 온다. 자기검열이 없는 언론은 유언(流言)이다. 언론은 당대의 사실을 당대에 말해야 한다. 당대의 사실을 당대에 말하지 않고, 한 몇 년 묵혀두었다가 비화(秘話)라고 해서 팔아먹는 것은 언론이 아니다. 언론은 풍문과 싸워야 하고 비화 없는 세상을 위해서 싸워야 한다.

-
시간은 앞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다. 뒤로도 간다. 앞으로 가는 시간과 뒤로 가는 시간 사이에 우리는 끼여 있다. 그것이 삶의 순간들이다. 모순에 찬 삶은 그래서 여전히 신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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