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노래 2
Various Artists 노래 / 폴리폰 (Polyphone)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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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된지 벌써 20여년이 지났습니다만 지금도 수시로 듣습니다. 먼 길을 떠나는 여행자들이여, 여기 있는 노래들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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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내가 좀 알려줘?
위성백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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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위성백씨가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근무하던 2021년 1월에 발간된 책입니다. 당시 예금보험공사에서는 위성백씨가 직원들을 시켜서 이 책을 썼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책 제목과 내용이 조잡하고 열악하기 짝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최소한의 성의도 없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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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의 눈 문학인 산문선 1
서정 지음 / 소명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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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자흐스탄의 초원에서 어린 낙타의 눈만큼 예쁜 것은 없다고 한다. 까맣고 동그란, 반짝이는 눈, 가장 빛나는 아이가 되리라는 부모의 염원이 담긴, 시원적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이름. 탄생의 빛과 죽음의 통곡이 묻어 나는 이름, 뜨겁게 머물다 차갑게 떠나는 방랑자의 이름. 이제 다시 찾은 오래된 이름...

초원은 빈 곳이고 낡고 오래된 곳이라 어린 시절 그 스텝이 지긋지긋하게만 보여 영어를 배워서 항공사에 취직해 그 야생의 땅을 탈출했다는 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 보타 파니코와 야생이란 좀 낭만적인 구석이 많았던 것 같다고 자책하는 안나.

서정 작가의 두번째 산문집 낙타의 눈이다.

작가는 답답한 현실에서 탈출하고픈 욕구로, 도피하듯이, 그저 광활함 하나에 매료되어 러시아로 찾아 갔으나 소련이 붕괴되고 몇년 지나지 않은 러시아는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소화불량과 정신착란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생필품 부족과 외국인들에 대한 적대감으로 연금 수급자들이 던진 감자에 등짝도 맞아야 했고, 소비에트를 무너트린 자본주의의 원흉이라도 되는 듯한 눈총을 받았다고 한다.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자신들의 고향을 떠난 안나와 보타는 민스크의 거리를 걷는다. 노점상도 없고 걸인도 없는 잘 정리된, 그러나 독재권력에 대한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마치 멸균실과도 같고 연극 무대와 같은 민스크에서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시장에 다니고, 때로는 반쯤은 자발적인 이산자로서의 처지를 서로 위로하며 유영하는 시간을 함께 보낸다.

작가는 "예술이 정치적이서는 안 된다는 견해 자체가 정치적" 이라는 조지 오웰의 말을 인용하면서 여행 역시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말한다. 걷기의 인문학자 레베카 솔닛에게 걷기란 개인들이 문 밖으로 나와 거리를 걷고 연대하며 광장으로 행진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는 정치적인 과정이라고 한다면, 여행도 어디로 갈 것인지 목적지를 정하는 일부터, 무엇을 볼 것인지, 어떤 사람들을 만날 것인지, 무엇을 먹을 것인지 정치적인 견해가 반영되지 않을 수 없다.

해발 고도가 최고 4,100m에 이르는 남미 최빈국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서 이방인들은 고산증세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느릿느릿 걸어야 한다. 그 도시에서는 경제적 지위에 따라 주거하는 고도가 적나라하게 일치한다. 돈이 많은 사람들일 수록 산소를 풍부하게 마실 수 있는 저지대에 살고, 가난한 사람들은 고지대 경사면에 아무렇게나 찍어낸 흙벽돌 집에 산다. 풍경 자체가 계급적이고 정치적이다.

소비에트가 붕괴된 모스크바에는 협소했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졌던 주거 공간인 코뮤날카가 헐리고 엘리트니돔이라는 고급 아파트가 들어선다. 그 건물들은 공공성과 상징성, 기능성을 모두 상실하고 '드러 내놓고 표현되는 욕망'을 보여 줄 뿐 공동체가 고민해야 할 가치를 상실한 어설픈 귀족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분쟁의 땅 키프러스에서는 마가단에서 온 청년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불법의 땅 북키프러스를 둘러 본다. 그 청년이 돈을 벌기 위해서 왔다는 러시아의 마가단은 어디인가? 러시아 동쪽 끝 오호츠크해 북부 해안에 있는 공화국이다.

그 러시아 청년은 어떤 사연으로 그 험한 오지에서 지구 반바퀴를 돌아 수 많은 지중해 휴양지 중에서 하필이면 무장 군인들이 대치하는 키프러스에서 돈벌이를 하게 되었을까. 외환위기를 겪은 그리스에는 실업자도 많은데..

민스크와 모스크바의 거리와 건물들, 헬싱키의 아테네움 미술관과 알바 알토의 스튜디오, 쿠스코와 마추픽추, 볼리비아의 마녀시장과 우유니 소금사막,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나라 콜롬비아의 안티오키아박물관, 정치 과잉의 혁명박물관과 낡은 차들이 멀쩡하게 돌아 다니는 아바나의 거리, 키프로스의 살라미스 유적지와 벨라파이스 수도원, 뭉크의 작품만 전시되어 있는 오슬로의 람다 미술관과 중고시장.

낯선 여행지를 작가의 발걸음을 따라 걷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돈과 권력 앞에 가차없이 무너진 사람들의 일상과 체념을 마주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편 미술관에서는 조곤조곤하고 차분한 말투로 작품을 설명해주는 큐레이터가 되어 그들의 신상과 뒷이야기를 풀어 놓기도 한다. 작가는 핀란드의 뭉크라고 불리우는 헬레네 쉐르벡(1862~1947)의 그림들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헬레네 쉐르벡의 그림들은 지금 머물러 있는 곳에 있는 나와 이웃들의 '지금의 삶'에 집중하라는 강력한 메세지처럼 들린다. 핀란드 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카리아스 토펠리우스는 "슬픔에서 노래가 탄생하지만 그 노래에서 기쁨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그 어떤 것으로도 위로 받을 수 없던 마음의 고통이, 삶의 기본 요소일 뿐만 아니라 존재의 명백한 증거가 될 그 고통의 기록을 통해서 비로소 새로운 출구를 얻는다는 것은 유한한 삶을 사는 우리에게 한 위로가 된다…

넘어지고 깨지는 일이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 분노와 좌절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번번히 주저앉게 하지만 나와 이웃들의 소중한 유대관계가 고통을 견디는 힘이 되고, 그 고통의 기록을 통해서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 있다고 위로한다.
유럽에 가면 헬싱키에서 하루 스탑오버를 해서라도 아테네움 미술관에 꼭 가봐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리고 책의 마무리.
두 할머니가 오래된 찻잔을 앞에 두고 도란도란 정겹다. 방 한구석에는 동방정교의 성스러운 이콘으로 꾸며진 공간이 있으며, 사랑스러운 강아지도 있고 전통이 묻어 나는 오래된 양탄자도 있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 가장 신성한 존재는 당신이라고 말한다. 찻주전자와 찻잔만 있으면 살살 지팡이를 짚고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며 소곤댈 수 있는 친구, 일상을 채우는 당신이야 말로 가장 소중한 존재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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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너 없이 걸었다 - 뮌스터 걸어본다 5
허수경 지음 / 난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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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읽은 책입니다.
자주 내리는 비와 한사코 오지 않는 봄, 추운 것도 춥지 않은 것도 아닌 겨울, 햇볕이 잘 드는 날이 드문 여름, 그리고 막막하게 저녁이 길어지는 가을의 안개...
그런 날씨가 되면 이 책을 또 꺼내 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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