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를 모른다
로지 월쉬 지음, 신혜연 옮김 / 문학사상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읽기 전 보다 책 읽은 후 제 서평을 읽으시는게 좀 더 이해가 편하실거라 생각됩니다.

오랜만에 서평을 쓸 책은 로지 월쉬의 "나는 그녀를 모른다" 입니다. 글 제목에서부터 볼 수 있듯이 비밀이 있는 여자와 비밀의 존재조차 몰랐던 상대방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은 1부 레오와 엠마, 2부 에밀리, 3부 엠마로 이루어집니다. 레오와 엠마는 루비라는 딸을 둔 부부입니다. 엠마는 조간대를 연구하는 생태학자이며 레오는 주로 부고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입니다. 사실 목차를 볼 때 레오와 엠마는 알겠는데 에밀리는 누구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2부 에밀리에서 3부 엠마로 가는 차례가 주인공들이 어떤 결심을 하게 됐는지 간접적으로 알게 해주는 것 같아 맘에 듭니다. (시원하게 다 얘기하고 싶고 제목에서 스포가 있다고 쓰기는 했지만 최대한 스포가 담긴 내용을 안 쓰고 싶어서 저도 간접적으로 표현하게 되네요..^^)

엠마는 암에 걸린 상태입니다. 아직 병이 호전되고 있다는 결과는 듣지 못했으나 긍정적인 결과를 기다릴 때 "나는 암이 깨끗하게 완치되면 그를 떠나보낼 생각이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그럴 작정이었다." 라고 생각하는데요. 책의 초반부터 엠마가 많은 비밀이 있고 남편인 레오는 모르는 상태임을 알 수 있으며 저 문장에서 모순이 느껴집니다. 또한 생태학자이면서 과거에 방송에 종종 출연했던 엠마는 누군지 모르는 남자들한테서 SNS로 스토킹과 같은 연락을 종종 받고, 모자를 쓴 남자가 엠마 주위를 맴돈다는 것을 엠마도 알게 됩니다. "불임과 암 투병이라는 시련 속에서도 단란한 결혼 생활을 꾸려온 레오와 엠마. 신문사 부고기자인 레오는 해양생태학자이자 유명 방송인인 엠마의 부고 기사를 자신이 직접 써두기로 결심한다. 그는 아내의 과거를 조사하면서 설명하기 힘든 몇 가지 수상한 단서를 발견한다. 아내의 학력은 물론 성과 이름조차 거짓이었다. 게다가 그녀 주위를 스토커처럼 맴도는 이상한 남자들에, 그녀가 정체불명의 남자와 주고받은 의미심장한 메시지들까지… 심지어 딸 루비가 친딸이 맞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돌연 엠마가 모든 걸 남겨둔 채 사라져버린다. 엠마는 도대체 누구이고 그녀가 필사적으로 숨겨온 진실은 무엇인가?" 이 부분은 책 추천 소개에 나오는 부분인데요. 스토커처럼 맴도는 남자들, 정체불명의 남자와 주고 받는 메시지...사실 이 소개를 봤을 때는 단순히 바람을 피나?하며 엠마와 남자들에 초첨을 맞춰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고 옮긴이의 말까지 본다면 이 책은 두 여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초반에는 재니스보다 제러미와 엠마의 접점이 많아서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구요...(재니스와 제러미는 부부) 그치만 왜 재니스와 엠마의 접점이 없었는지도 나중에야 이유를 알게 되어 소름이 돋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책을 읽을 때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보기 때문에 대부분 주인공의 편을 들게 되는데요. 물론 아기를 입양하고 아기가 커서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기 전까지는 평온하길 바라는 마음과 엠마가 산후우울증으로 여러차례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엠마가 아기에게 접촉하는 것이 마음에 들진 않을 수 있으나 재니스가 그렇게까지 흥분하고 난리를 치는 모습이 짜증이 났습니다...(무조건 주인공 편....ㅎㅎ) 근데 제 발에 질려서 엠마가 비밀을 알아버릴까봐 그리고 남의 아기를 빼았았다는 죄책감에 더 흥분한 모습을 보인 것을 알고...상황이 이해갔습니다. 책 끝 부분에서 드디어 엠마와 찰리가 만나게 됐는데요. 찰리와 엠마의 충격 방지를 위해서라도 재니스가 죽지 않았길 바랬습니다. 이제야 드디어 만났는데 자신을 길러준 엄마가 죽었다면 둘은 다시 편하게 만나지 못할 것 같았고, 이제야 재니스의 거짓말이 밝혀졌는데 죽는다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는 상황이 될 것 같아서 정말 죽지 말라고 바랬습니다...ㅋㅋㅋ(뼛 속까지 주인공 편) 그리고 중간에 레오와 엠마의 연락을 방해한 일도 있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질 같은 친구가 있으면 정말 든든하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질이 엠마를 위해 하는 행동은 일반적인 친구 이상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질도 무슨 숨기는 것이 있나...?아니면 엠마를 사랑하나...?등등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치만 엠마가 원나잇한 사람이 유부남인 것을 알면서도 말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였다니...그 하룻밤으로 엠마의 인생이 많이 달라졌지만, 질도 본인의 순간의 선택이 그렇게까지 여파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테니 둘 다 안타깝습니다...정작 잘못한 건 유부남 주제에 갓 성인이랑 원나잇하고 책임도 안 진 그 놈이 나쁜놈인데요...(이름 기억하고 싶지도 않음) 그리고 엠마의 남편인 레오도 정말 진국이죠. 사실 용서를 할지 이별을 할지 내용이 없고 오픈 결말로 끝나려나 해서 두려웠는데요. 뒷 부분에 레오의 선택도 물론 나옵니다. 초반에 제러미에게 "먼저 한마디 하겠습니다. 엿이나 먹어, 이 새끼야. 그리고 한 마디 더 하죠. 내 아내랑 같이 있습니까?" 이 부분 넘 웃긴데 귀엽기도 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제러미 어리둥절) 또한 제러미와의 관계를 숨기기 위해 BBC 해고 관련해서도 거짓말을 하게 되는 엠마..정말 거짓말이 거짓말을 만든다는 말을 증명해줍니다. 책은 500쪽 조금 안되는 분량으로 짧지는 않습니다만 엠마의 비밀과 주인공들의 숨겨진 관계들을 알고 싶어서 계속 읽게 됩니다.

p21. 결혼한지 7년, 함께한 지는 10년이 되어간다.

p475 결혼한 지 3주, 함께한 지 11년. 이제 그는 나의 모든 걸 안다.

(둘이 이혼 안 함 근데 왜 갑자기 결혼 3주인지는....!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