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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슬 수집사, 묘연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3년 8월
평점 :
표지 고양이의 모습이 너무 영롱하고 묘하게 홀리는 느낌이 있어서 선택하게 된 도서입니다. 실물로 보시면 고양이 몸의 패턴이 훨씬 아름다워요. 책 소개에서 볼 수 있듯이 주인공이 낮에는 고양이, 밤에는 사람이 되는 묘연을 보필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기에 주인공은 집사, 묘연은 아가씨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묘연은 집사를 총괄하고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서 (루인에게서) 밤이슬을 모아야 하는 수집사입니다. 등장하는 집사 중 가장 오래 일하기도 했고, 위치 덕분에 여러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부하직원들의 잘못 또한 같이 책임져야 하는 위치입니다. 원래 인간이었던 묘연이 낮에는 고양이로 살아야하는 이유 또한 한 집사의 사고 때문이죠...
300쪽 조금 넘는 분량으로 후루룩 읽을 수 있는 책이면서도 중간 중간 복선이라고 생각치도 못했던 포인트들이 나중에 복선으로 다가와 너무 놀랐습니다. 이안의 할아버지라고 생각했던 노집사의 진짜 정체,,,(이건 정말 충격적이였어요) 재석 집사가 동정심, 애잔함? 때문에 살렸던 사람으로 인해 이어지는 사건들, 묘연이 낮엔 고양이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 묘연이 교통사고 장면에 트라우마가 있는 점, 노집사가 묘연에게 진 빚 등등
주인공과 묘연은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여러 명의 루인들을 만나게 됩니다. 루인들은 사고, 질병, 자살 등 여러 이유로 죽음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안은 루인들에게서 눈물을 얻어야하는데요. 그러면서 루인들의 사정을 듣게 됩니다. 모두 다른 사람인만큼 각기 다른 사연과 사정이 있습니다. 특히 한주군 루인의 인생은 너무 안타까웠어요. 물론 재석 집사는 전체적인 사정을 알 수 없고 딱 한 순간의 슬픔만 포착하고 한 명을 살렸으나 그 목숨이 한주군과 그의 할머니를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이였으니... 그래도 소설인만큼 해피엔딩이라 좋았습니다.
중간에 백로 징벌소에서 노집사를 구하러갈 때 다른 죄수들 때문에 발이 묶여 나쁜 일이 터지는 것은 아닌가 마음 졸이며 봤으나 작은 사건이 일어나긴 해도 다친 묘연도 괜찮아졌고 노집사도 무사히 구해서 정말 다행이였습니다!ㅋㅋ
또한 묘연의 사건도 너무 끔찍했습니다. 사고로 묘연의 쌍둥이 언니를 차로 친 노집사, 그 장면을 보고 쓰러진 묘연, 그리고 영혼을 착각하고 쌍둥이 언니 대신 묘연의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간 저승사자. 묘연이 살기 위해서는 원래대로 언니가 죽어야하고. 무엇도 선택하기 쉽지 않은 묘연이 너무 안타까웠으면서도 노집사를 용서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소원을 노집사를 위해 쓴 것 또한 너무 대단했어요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거나, 단조로운 삶을 살고 계시다면 이 책을 추천드려요. 똑같은 삶이여도 그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