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유정아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4월
평점 :
책 표지부터 위로받는 느낌이었어요.
이 책을 열면 누군가 안아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아직도 제 책장에 자주 꺼내는 곳에 위치해 있어요.
편안해지고 싶을 때 다시 읽어보기도 좋아요.
저는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 가고 좋았던
구절들을 적어볼게요.
편안하게 읽어주세요.
그리고 다들 마음이 편안해지셨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내 엄마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아니라는 걸
확인하는 기분이 들어서,
그리고 엄마도 그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해서다.
나를 낳은 게 인생의 결승점이
아니라는걸,
엄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었고,
또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걸
늘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엄마'라는 이름을 유니폼처럼
힘겹게 입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그 역할만이 엄마의 몫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다."
너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말이었어요.
엄마도 하고 싶은 게 많을 텐데
엄마라는 타이틀이 엄마를 힘겹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로 엄마가 엄마라는 역할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걸 편안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엄마랑 여행 가겠다는 이번 연도 버킷리스트를 꼭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시시할 정도로 흔한 사람이라는 걸 내 입으로
이야기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더 이상 애써 무엇이 되려고 안간힘을 쓸 필요가 없고,
굳이 어떤 가능성을 보여 주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제야,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튀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자 되레 실체가 더 잘 보였다."
이 구절이 제일 공감 갔던 구절이에요.
112p에서 약간 울컥했다는.. ㅋㅋㅋㅋㅋ
정말 제가 원하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기보단
교수님 말씀처럼 팔기 위한 시각디자인, 눈에 띄는 디자인에 대한 강박이
요즘 제 머릿속을 휘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시각디자인이라는 게 시각적으로 시선을 끄는 것도 맞고,
잘 팔리기 위한 디자인이라는 것도 모두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디자인한 게 시시해서
제 스스로 그런 강박관념을 계속 주입하고 있었고
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조금 그런 강박을
내려놓았는데요.
그 전보단 훨씬 편하고 그냥 제 그림들을 바라볼 수 있었어요.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을 '시시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는데
전혀 시시하지 않은걸요.
2017년 9월 22일 7시 28분, 그 한 사람을 기억해주는 사람인 것도,
막다른 길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도,
다 시시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저자도, 저도, 다른 사람들도
잠깐 '모든 게 시시해져 보이는 시기'에 빠진 거지
한 사람, 한 사람 시시한 사람은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마음 편안해지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