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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미술실 - 언어도 국적도 묻지 않는 우리들의 작은 교실
아이보리얀 신경아 지음 / 차츰 / 2026년 1월
평점 :
국경 없는 미술실 후기
오랜만에 독서 모임에 함께 했다. 이번에 선정된 책 제목에 끌렸기 때문이다. 〈국경 없는 미술실〉이라는 책 제목은 내가 경험한 ‘국경 있는 공장’에서의 2년을 떠오르게 했다. 저자와 아이들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내가 20대에 함께 했던 8개국 노동자들과 보낸 시간이 떠올랐다.
2003년부터 교단에 선 이 책의 저자 신경아 셈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삶과 마주한다. 서울의 학군지 고등학교에서 미대 진학 초빙교사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던 샘은 비학군지, 오지의 중학교로 발령받는다. 다문화 학생 비율이 90퍼센트인 안산의 한 중학교, 샘의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왕복 3시간, 먼 거리만큼 지난 삶과는 동떨어진 거리이다.
안산에 처음 다녀온 샘은 쓰레기장 같은 미술실, 왕복 세 시간 통학, 거기다 산까지 넘어 순회 근무 가는 환경에 실망한다. 낙담하는 순간 잊고 있던 장면이 샘에게 떠오른다. 다문화 미술 교육을 공부하는 20년 전 신경아 자신의 모습! 샘은 20년 전 다문화 미술 교육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문화 교육은 교사가 되어 꼭 펼쳐보고 싶었던 샘의 꿈이었다. 삶이 자신이 잊고 있던 자리로 신경아 샘을 다시 데려갔다.
샘이 담임을 맡은 반 아이들의 국적은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콩고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 등 다양했다. 이런 다양한 구성원들 안에서 샘은 언어를 넘어 미술을 활용해 진심 어린 마음으로 아이들과 소통한다. 신경아 샘의 자유분방한 수업과 더불어 아이들과 함께 겪는 이야기들은 책을 읽는 내내 내게 감동을 주었다. 신경아 샘은 아이들의 목마름과 갈증을 해소해주는 진정한 ‘샘’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20년 전 경험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의 2년은 내가 가진 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편견을 깨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당시 함께 일했던 한국, 몽골,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파키스탄 노동자들과 함께 한 시간은 내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찬가지로 〈국경 없는 미술실〉의 아이들 이야기를 곱씹어 읽은 시간 역시도 내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저자 신경아 선생님이 나누어 주신 시간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