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7 젊은 소설
김미월 외 지음 / 문학나무 / 2007년 4월
평점 :
2007 젊은 소설은 '올해의 좋은 소설' 시리즈처럼
당해의 괜찮은 소설들을 모아놓은 책이지만 전자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등단한 지 3년이 안 된 '젊고 신선한' 신인 작가들의 작품만 모아놓았기 때문이다.
1977년생 소설가 김미월, 무려 1982년생인 염승숙의 작품도 실려 있을 정도로
이 책에 선정된 작가들은 나이가 어리다. 따라서 작품도 그만큼 새롭고 신선하다.
맨 앞에 실린 김미월의 '유통기한'은 내가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그녀의 세계일보 등단작이 너무 좋았기에 처음부터 쭉 눈여겨봤는데
이 작품에도 김미월만의 매력과 장점이 잘 드러나 있다.
소설은 두 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짝사랑하는 선배 누나의 부탁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돌보게 된 청년의 이야기,
그리고 어머니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 끝에 공부, 운동, 집안일 등 모든 것을 다 잘하게 되었으나
어머니가 죽고 난 후 모든 재능을 잃어버린 소년의 이야기,
이 두 가지 이야기가 참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감동적으로 엮여 있다.
조영아의 '우리는 진화하거나 소멸한다'는 이 책에서 두 번째로 좋았던 작품.
그녀의 작품은 이번에 처음 읽어보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이미 책도 출간한 작가였다.
이 소설은 골방에 갇혀 사는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집에 불을 질렀으나
아버지는 살아남고 어머니가 죽었으며 소년은 화상을 입었다.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끌어안은 채 소년은 자신만의 '개미 태워 죽이기' 놀이에 몰두한다.
우울하고 차분한 글이지만 읽고 난 뒤끝은 강렬하게 남는다.
재미있는 것은 여자 작가의 우세 현상이다.
문단에 여풍(女風)이 강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건만
이 책에도 역시 남자 작가의 작품은 겨우 둘뿐이다.
김태용과 박상.
그들의 작품은 둘 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참 독특하다.
2007 젊은 소설. 돈 만 원이 절대 아깝지 않다.
여러 모로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표지 디자인이 너무 촌스럽다는 것이다.
요새 책들은 표지가 벽에 장식품으로 걸어놓고 싶을 정도로 예쁜데
이 출판사는 그런 것에 도통 무심한 것 같다.
표지만 예쁘게 해도 판매량이 배로 급증할 텐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