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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도 생소하고 제목만으로도 내용을 가름할 수 없는 이 책.
장편이라는 사실에-단편보다는 재미 있고 우리말이니 이해 가능할테고...-선택해 대출해서 어딘가에 쳐박혀 있다 몇달 만에 집에서 찾게 되어 읽은 이 책은 참으로 놀랍다.
과연 이 책의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인지 하는걸 알아내는건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아무튼 쓰레기통에 버려진 영아에서 소위 도서관이라고 불리우는 영감님에게 양자가 되어 학교도 전혀 다니지 않고 오로지 책으로 지식을 습득한 주인공 래생(來生).
설계자 설계에 의해 누군가를 죽이고 흔적을 없애고 실수로 흔적을 남길 경우에는 남의 이름으로 숨어 지내는 그.
퇴역한 장군을 개와 함께 사살해 함께 화장해 주는 그의 방식의 배려.
이 세계에도 마음을 터 놓고 지낼 사람이 필요했는데 하나씩 자신의 실수 때문에 잃게 되는 그.
영감님을 넘어서고자 힘을 키우는 한자.
그리고 '푸주'라는 곳의 그 혼돈.
여기에도 사랑 비슷한건 존재했다.
솜어 지내며 공원으로 살면서 함께 산 여인과의 짧은 일상의 삶.
그리고 자신에게 경고하고자 보낸 폭탁을 통해 알게된 미토라는 여인.
어느 소설에서 볼 수 없는 잊어 버릴 수 없는 이름을 가진 특이한 경력을 가진 그들.
누군가를 감시하고 감시 당하고 명령을 내리는 자, 명령을 수행하는 자.
래생도 치명적 상처를 입었으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났고 미토가 바꾸리라던 세상을 온전히 혼자 독박 쓰고 총성으로 사라져 가기...
허무라는 것, 희망이 없다는 것, 마음을 주는게 무섭다는 것, 미래를 꿈꿀 수 없다는 것.
헌데도 그들의 삶이 왜 아름다워 보이는걸가?
모든걸 놓아버렸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