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버돗의 제안은 수혜자에게 어떤 조건도 내걸지 않는 진짜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기사에는 이런 대목도 있었다. "물론 'B.버돗'이라는 이름은 가명이다. 하지만 '산타클로스'라는 이름 역시 가명이듯, 그의 진정성만큼은 진짜다."-15쪽
외할아버지는 종종 그의 낙천성과 과거를 놓아 버리려는 각오가 담긴 금언과 경구를 인용하곤 했다. 1959년 외할머니가 병들자 그는 아내에게 이런 글을 써 주었다. "아침마다 영혼이 새로 태어나므로 나는 매일 밤 오늘의 기록을 묻는다. 오늘이나 어제의 실망이 내일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게 하지 않는다."-34쪽
샘은 늘 두 가지 세계에 사는 사람 같았다. 그는 자신을 큰 행운을 감당하지 못하는 촌놈으로 생각했다. 샘이 이런 말을 할 때면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전성기 시절에도 샘은 여전히 자신이 보이지 않는 실에 매달린 1달러짜리를 우연히 손에 넣은 행운의 주인공쯤으로 여겼다.-53쪽
화이트만 그런 어두운 생각을 한 게 아니었다. 버돗의 제안을 보고 많은 사람이 편지를 보낸 것은 수표를 받으려는 기대보다는 다른 사람이 신경 쓰고 염려해 준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실업과 빈곤을 겪으며 고생하는 사람들은 정부와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버려진 것 같은 비참한 기분을 느끼곤 했다. 아직 뉴딜 정책이 자리 잡기 전이었고, 가난한 이들은 자신의 고초를 누군가 중요하게 여긴다는 증거를 갈망했다.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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