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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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하면 떠오르는 미스터리나 추리와 달리 이 책은 고등학생들의 아련한 시절을 다룬 청춘성장소설의 느낌이다.

 

이 책은 24시간, 꼬박 하루 동안 80km를 걸어 처음 출발한 학교로 다시 돌아오는 보행제라는 학교 행사에 참가한 주인공들이 1박2일 동안 겪은 이야기인 것이다.

처음에는 책의 두께로 보아 정말 이 책이 겨우 1박2일 동안의 얘기를 담은 건가 의아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관계, 배경상황 그 모든 것이 보행제라는 학교 행사와 어울려 전혀 어색함 없이 지루함 없이 이야기가 만들어 졌다는 것에 정말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오루와 다카코는 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이지만 학교나 반 어느 누구도 모르는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 비밀을 안고 끝까지 모른 척 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싶었지만 같은 반이 되고 마지막 고등학교 행사인 보행제에 참여하면서 다카코는 아무도 모르게 스스로에게 내기를 걸게 된다.

 

힘든 단체보행이 끝나고 임시수면장에 온 다카코는 친구인 미와코가 그 비밀을 알면서 지금껏 모른 척 해주었다는 사실에 당혹감과 놀라움과 고마움을 느낀다.

그런 미와코는 다카코에게 도오루와 이야기를 해보아야 한다고 하는데, 소심한 성격의 다카코는 망설이게 된다.

그러는 도중 발목이 삐어 길가 풀숲에 앉아 있는 도오루와 그런 도오루와 함께 있는 시노부를 보게 되고 넷은 같이 동행하게 되면서 도오루와 다카고는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 어색한 상황에 안나의 동생인 준야가 다시 나타나면서 도오루의 친구인 시노부도 둘의 비밀을 알게 되고 말하지 않은 도오루에게 실망하고 화도 나지만 용서하고 도오루에게 힘이 되어 준다.

도오루를 좋아하는 우치보리의 방해 아닌 방해로 둘은 처음으로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되고 긴장되고 어색할거란 생각을 뒤짚고 편안한 상황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계가 될 것임을 느끼게 된다.

 

단지 걷는다는 거 외에 특별할게 없는 보행제에서 도오루와 다카코는 그 동안의 감정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찌될지는 모르지만 과거와는 무엇인가 달라진 인생을 꿈꿀 것이다.

 

나도 언젠가 한번 하루 동안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단지 걷기만 하는 이 보행제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만약 진짜로 참여한다면 생각이 달라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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