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하게
˝자기 독법을 이야기했을 따름이니 여러분도 자기에 맞는 자기 독법을 가지기를˝ 권하는 이에게
첫번째 책이 더 나았슴을 말하는 것은 참 고약할 따름이다
그 이유란 것도 더 깊거나 더 넓은 책읽기를 보여줬다는 데 있다 하면 더욱 기가 찰 노릇일 것이다

책과 함께 평생을 찬란하게 살기를 기원해주는 저자의 바램이 반영된 강독회만으로도 충분히 지혜와 경험을 받은 것으로도 좋고 감사해야 하는 일임에도 기대와 욕심이 반영된 나만의 느낌 탓 일것이다

그래도 이번에도 역시 그의 관찰과 사유만은 충분히 좋다
도끼와 같은 역할이 아닌 돋보기와 망원경,현미경을 가지고 들여다 보는 책읽기로 한 문장을 건지는 기쁨을 얘기하는 때에는 동지애를 느낀다

뜨거운 불이든 부드러운 숨결이든
느끼는 몫은 내 몫일 따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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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게도??
오늘은 쉬면서 읽는 책으로 다시 본다

박웅현/정철 등의 저자들처럼 광고업계에서 일하는 것이 드러나는 글들이 모여서
짧고 감성적이고
더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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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은근하다
그는 다정하다

들여다 볼 줄 알고
감응할 줄 알며

그래서 그는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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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호흡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워내고
피어난 꽃은 한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맨발

어물전 개조개 한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이인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갔다.
저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왔을 것이다.
늘 맨발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뭍고 밤을 견디듯이 맨발을 가슴에 묻고 슬픔을 견디었으리라
아-하고 집이 울 때
부르튼 맨발로 양식을 탁발하러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맨발로 하루 종일 길거리로 나섰다가
가난의 냄새가 벌벌벌벌 풍기는 움막 같은 집으로 돌아오면
아 - 하고 울던 것들이 배를 채워
저렇게 캄캄하게 울음도 멎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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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이 많은 영민한 작가이다

흔히들 자기 먹고 살기 바쁘던 시절이라고 넘겨버리는 때에 일찍
고생을 한 것도 기반이 되었으리라
유능하고 탁월하다

독서를 통해 갖추어진 지식과 길러낸 내면의 힘을 글쓰기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주어 고맙고 좋았다

궁핍함이나 처량함으로 드러내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내서
자리잡은 삶을 나눌 줄 아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논리적이든 사변적이든
어느쪽이 글이 되었든 책을 써 낼 수 있슴은 부러운 일이다

많이 읽어내고 쉽게 전달하고 지혜를 가진다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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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
 
 
 사람을 만나는 순간,
 중고의 삶을 시작하는 가랑이
 
 광부들의 갱도만큼 어두웠지.
 
 유년의 인디고 물감이 빠진 자리엔
 상처마다 덧댄 물고기 패치가
 아가미를 뻐끔거려.
 
 엄마의 손을 놓친 것들은 왜 멋이 있을까?
 서쪽으로 돌아 나온 것들은 왜
 명찰이 없는 것일까?
 
 유령처럼 미아가 되었을 때
 우리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지.
 
 피 묻은 행려병자의 생애를 빨면
 해변의 석양이 배어 나오기도 해.
 누군가 먹다 만 데킬라 선셋의 취기,
 접어 올리지 못한 그림자의 밑단과
 후렴뿐인 유행가의 이별도
 뒷모습의 치수로만 슬픔을 표시한다지.
 
 가장 아픈 곳은 사람의 손을 탄 곳일 텐데?
 
 저마다 폼을 잡는 세계에서
 이별은 가장 근사한 워싱의 방식.
 
 타인의 상처가 옅어질수록
 서로를,
 바다로 알고 헤엄쳐 다니려 하지.
 
그의 지성을 나는 따라가지 못한다 해석을 하기에도 부족하다

의미와 맥락 ,이미지들을
부분을 통하여 전체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조금 접근하였었다 정도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한권의 책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들여다 보고만 있는 느낌이다


P29 누군가의 선을 잡았다 놓은 감정에 녹슨 기타들이 닿았다,떨어졌다-미아의 감정

P83 사람의 빈자리는 어떻게 침묵을 견디는가-그해 가을

P85 나의 생애는 흔들렸을 뿐,
어느 세상에도 죄를 짓진 않았으나
독을 품고 윙윙거리는
젖은 석내를 모두 죽여야만 한다
-지주망

P114 반짝이는 것들의 외로움이란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파문으로 일어날 때
흔들린 초점 끝에서
한쪽 눈을 감았을 때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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