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 Entanglement 얽힘 2
김이설.이주혜.정선임 지음 / 다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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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소설은 어떤 형태로든 얽히게 된다. 시간과 공간, 사람까지도 뒤엉겨서 독자를 대입하게 만든다.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의 세 단편도 마찬가지다. 사람에게 얽히고 공간에게 얽힌다. 나는 특히나 세 단편이 공간으로 단단히 맞물린다고 생각했다.  전주에서 인천을 가고자하는 「할리와 로사」, 서울에서 인천으로 다시 방문하는 「해변의 오리배」, 인천 안에서 살아가는 「최선의 합주」까지 인천에 방문한 적이 있음에도 또 인천으로 향하게 만든다. 그렇게 독자인 나도 단편과 함께 얽힌다.

나는 소설을 읽을 때, 실제 지명이 나오면 검색해보곤 한다. 어쩔때는 그냥 넘어가지만「할리와 로사」에서 나오는 영영분식은 쉽게 그려보기 어려웠다. 수제비와 떡볶이를 함께 파는, 알만한 사람들만 가는 식당은 생경해서 더 궁금했다. 화자들이 먹은 음식의 맛을 가늠하며 더 깊게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감각을 다루는 소설은 더 가깝게 느껴지곤 하는데, 「할리와 로사」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본명조차 모르는 두 여자의 여행길은 관계가 새로운 양상을 띄우게 된 계기 같았다. 동시에 관계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던 할리가 로사와의 관계를 나름 정의한 시작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장례식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빠르게 궁금증을 부른다. 장례식과 콘서트장이란 장소를 함께 둔「해변의 오리배」는 더 큰 호기심을 불렀다. 미연이라는 인물이 가진 위태로움은 읽는 내내 불안을 느끼게 했다. 유나와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 둘 사이에 애증은 애틋하고 아슬아슬했다. 물론 승재라는 인물도 미연에게 큰 의미가 있지만, 지금 현재 미연에게 의뭉스러운 승재와의 관계보다 유나에게 온전히 시선을 돌리고 있다. 나는 그 맹목적이면서도 어딘가 비뚤어진 미연에게 마음이 갔다. 그렇기에 유나가 다시 미연을 보고 웃어줄 미래를 그려보았다.

단편집에서 내 마음을 가장 두드린건 「최선의 합주」였다. 나는 철저하게 혼자가 되는 여자에게 약하다. 특히나 나와 닮은 인물에 더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하다. 화자인 '나'에게 이제는 그만할 때가 됐다고 말하는 오빠를 보며, 둘만 아는 이야기를 하는 경은을 보며 나는 둘의 결혼을 저주하게 되었다. 둘의 결혼이 '나'에게 더 큰 외로움으로 밀어넣는 저주를 먼저 걸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든 잘 이해하는 '나'는 내가 지워지고 주변 인물인 경은과 오빠에게 필요 이상으로 의지하고 있던건 맞다. 하지만 보내준 애정이 돌아오지 않는 것만큼 씁쓸한 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나'를 응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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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 권여선 장편소설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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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란 장르,거기에서 우리가 쫓아가야하는 내면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했다.그리고 작가님은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었다.2002년, 월드컵이 있었다는 거 밖에 모르던 나에게 조사실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많은 문장,장면,사유를 목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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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을때면 많은 것들을 생각해야했다. 어떤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인물을 가지는지, 그것에 대한 이유가 궁금하곤 했다. 하지만 최정화 작가가 쓴 이야기는 달랐다. 온전한 불안감, 온전한 불편함에 적셔지는 느낌. 읽기 힘들었지만 한문장을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었다. 인물의 감정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불편함 불안감 예민함 잔뜩 날이 서 있는 문장들은 인물에게 이유를 찾을 틈도 주지 않았다. 나는 그런 점이 재미있었으며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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