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정의 힐링 뷰티 - 나를 사랑하는 건강한 아름다움
조여정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을 보곤 두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첫 번째는 조여정’(사람 이름을 단어에 포함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다만 내가 아는 조여정과 여기서 말하는 조여정은 바로 그 조여정이기 때문에 하나의 단어로 이야기하겠다.)이다. 나에게 조여정은 여배우였다. 배우, 그 중에서도 배우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녀들의 미모는 막연히 닮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이고, 그 아름다움은 고유한 명사 같다. 등호 ‘=’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녀들의 아픔은 생각지도 못했다. ‘화장실도 안가고 아침이슬만 먹고 산다.’는 말을 그대로 믿은 것은 아니지만, 가끔 그들이 사람인지를 잊곤 한다. 단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또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느끼고 있었을 뿐이다. 책은 여배우 조여정에 대한 편견을 깨고 당연한 아름다움에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과정이 없는 결과는 없듯 그 아름다움도 결국엔 노력이었음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고 내가 조여정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두 번째는 힐링이다. 이 단어는 요즘 참 많이 쓰인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서도 힐링, 멋진 장소에 가서도 힐링, 뭐만 하면 힐링, 힐링이라 그 의미가 정말 무엇이었는지도 까먹을 지경이다. 하지만 이 책의 힐링은 내가 잊고 있었던 힐링에 대해, 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단어를 남발하지 않고 두고두고 진짜 필요할 때에 쓰고 싶은, 아끼고 싶은 마음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하루 동안 내 눈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 아침에 눈을 뜨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우리는 타인을 위한 시간을 보낸다. 다른 것을 신경 쓰느라 나를 챙길 여유가 없다. 때로는 걱정거리나 슬픔은 숨긴 채 밝은 미소를 지어야 하고, 자신의 감정은 잠시 눌러두어야 한다. 대신 끊임없이 상대의 눈에 담긴 감정을 읽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정작 자기 자신은 다독이지 못한 채, 부정적인 감정 속에 스스로를 가두어 놓게 된다. p.11. 

 

  책은 하루 동안 내 눈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사실 책을 읽고 정보를 습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듯 운동방법이나 예뻐지는 비결 또한 스스로 터득하고 공부해나갈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그런 흔한 비결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이 책은 가장 기본적인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예뻐져야 하는 이유를, 여배우처럼 반짝반짝 빛이 나는 이유를. 그리고 막연했던 그 방법을 말이다. 요가도 그렇다. 나는 요가가 단순히 다이어트의 한 방법인줄로만 알았다. 몸의 균형을 맞추고 살을 빼기 위한 운동.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요가를 위해 눈을 감고 자세를 바로 잡는 그 모든 시간, 시간들이 내 마음을 깨끗하게 만들려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이 본질인 것도. 

  나는 거울을 자주 보는 사람이 부럽다. 거울 속의 나를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 부럽다. 나는 가끔, 아니 종종 나의 나쁜 시력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시력이 좋으면 머리를 다듬을 동안 미용실 거울 앞에서 내 얼굴을 똑바로 마주보고 있어야할 테고, 그 시간은 정말 고역일 테니까. 흐릿한 시야 속에서 내 얼굴도 흐릿해서 좋았다. 하지만 그건 도피일 뿐이었다.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갈 동안, 나는 많은 풍경들과 사람들을 놓쳤고 결국엔 나를 되돌아볼 기회마저 놓치고 있었다. 지금 내 마음은 어떤지, 지금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완벽하게 타고 나지 못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내 몸과 피부가 고마워졌습니다. 노력하지 않아도 유지되었다면 음식에 신중하지 못했을 것이고, 매일을 귀찮음과 싸워가며 운동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p.336.  

 

  아름다운이란 거저 얻는 것이 아니다. 나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다. 오로지 나를 위해서 음식을 고르고 향을 피우고 향기를 맡고 땀을 흘릴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다. 그렇게 해서 얻은 아름다움이 더 가치 있을 테니. 앞서 말했듯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도 말했듯이 책이 직접적인 도움을 주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분명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있다. 이제는 우리가 그 방법을 찾아나서야 한다. 책이 우리가 할 일을 대신 알려준 것처럼. 힘들고 좌절할 때도 있겠지만 이 책과, 아름다움을 함께 하려는 사람들이 있어 든든하다. 거울이 더 이상 무섭지 않게, 내 눈과 똑바로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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