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얼간이
체탄 바갓 지음, 정승원 옮김 / 북스퀘어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세 얼간이의 영제는 Five Point Someone이다. 번역하기에 따라 '5점짜리 것들'이 될 수도 있고 '5점 받은 누구'가 될 수 있다. 세 얼간이는 바로 5점짜리 평점을 받는 얼간이들이 5점의 학점을 맞은 '한 인간'으로서의 하리, 라이언, 알록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학점이나 소위 말하는 스펙으로 평가되는 것은 인도 최고의 대학인 IIT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학벌, 그리고 스펙으로 누군가를 평가하고 대학생들은 자신의 꿈과 목표를 쫓기보다 토익 몇 점, 학점 몇 점, 자격증 몇 개를 따려고 공부벌레로 대학생활을 마친다. 

 

하리, 라이언, 알록은 높은 평점을 받기위해 친구도 버리고 오직 학점을 위해 달려가는 공부벌레들의 삶을 살기를 스스로 거부한다. 어이없게도 이들은 하루에 3시간만 공부하기, 수업과 과제 분담하기, 우정을 소중히 하기를 포함한 C2D(지배를 위한 협력) 프로그램-함게 많이 놀고 적게 공부하기 위한 꼼수-을 실행하고 평점은 5점대(10점 만점)을 유지하기로 한다. 대신 하리는 연애를 하고, 라이언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에 몰두하며, 알록은 하리, 라이언이라는 친구와 즐겁게 생활한다. 물론 이들이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것은 아니다. 말다툼에 절교에, 심지어 자살까지.. 하지만 이들은 이 모든 경험을 자양분 삼아 5점짜리 학점을 받았지만 10점짜리 학점을 받은 것들보다 더 나은 누군가가 되었고, 심지어 IIT의 교수들의 사고에도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학점보다는 삶과 열정, 그리고 친구를 선택한 것은 모든 학점을 평점으로 평가하는 IIT에서는 좋은 직업, 좋은 평가 등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반대로 10점에 가까운 학점을 선택하는 것은 친구, 연애, 대학생활을 포기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가까운 미래에 좀 더 나은 돈, 좀 더 괜찮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를 포장하는데 힘써야 하는게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길고 긴 인생을 좀 더 풍요롭게 해 주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이 세 얼간이가 행했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쫓고 살고 있는가? 현재의 내 인생은 행복한가? 꿈과 목표가 있는가?

학생들 뿐 아니라 현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체탄 바갓은 행복한 세 얼간이처럼 즐거운 얼간이 짓을 해 보는 건 어떠냐고 물어보는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