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카르테 2 신의 카르테 2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신주혜 옮김 / 작품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년 전 한 밤 중에 몸이 많이 아팠던 적이 있다. 대학다니던 시절이었기에 보살펴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이러다 어떻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었다. 집 가까이에 응급실이 있었기에 바로 가서 치료하고 새벽에 병원을 나올 수 있었다. 평소 병원이라면 왠지 가기싫고 피하고 싶은 곳이지만, 아팠을 때 24시간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옆에 있다는 것은 나에게 묘한 안도감을 준다. 신의 카르테의 혼죠병원의 24시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응급실 간판도 신슈지역의 사람들에게 그런 곳이지 않을까.

 

신의 카르테는 '이 고장에 누구나 언제든지 진찰 받을 수 있는 병원을!'이라는 구호를 가지고 지방의 작은 소도시에서 불철주야 뛰고 있는 의사들의 이야기이다. 이 구호를 지키기 위해 혼죠 병원에 일하는 의사들은 사생활과 가족을 포기하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부족한 의사와 병상, 밀려드는 환자들을 한사람도 돌려보내지 않고 언제나 치료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전날 응급실에서 당직을 서도 아침이면 평소처럼 환자를 진찰하고 회진을 돌며, 카르테를 작성한다. 카르데를 작성하다 잠시 조는 일도 일상이다. 하지만 혼죠 병원의 의사들은 항상 열정을 가지고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 한사람 한사람에 최선을 다한다.

 

신의 카르테 전편에서는 환자를 최고로 치료할 수 있는 종합병원에서 근무할 건지 사상누각같은 지역병원에서 근무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지역의료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의 카르테2편은 좀 더 나아가 의사의 할 일과 한 인간으로서의 의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옛 스승인 하마선생은 구루하라에게 "... 어떻게 살지에 대해서만 떠들어대는 이 세상이지만, 어떻게 죽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것이 의사의 일이야." (p334)라고 말한다. 무조건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에서 나아가 인간다운 죽음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대에 이 질문과 대답, 특히 늙은 여우 선생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새로 부임해 온 신도 선생을 통해 의사도 한 사람의 인간이다라는 것을 강하게 얘기한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병원과 환자에게 무조건적으로 헌신하는 의사를 바라지 않았을까.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 해서 너무 가혹한 잣대로 그들을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나쓰메 쏘세키를 좋아하고 고풍스런 말투를 사용하는 구리하라 이치토를 중심으로 그의 아내 하루나, 친구인 남작, 병원의 왕너구리 선생과 늙은 여우 선생, 동료인 스나야마 선생, 신도 선생, 도자이 간호부장과 정많은 환자들...이렇게 다채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는 신의 카르테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깨닮음음을 주는 책이다. 병원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나 정많고 따뜻한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픈 사람들에게 주저없이 신의 카르테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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