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프팅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1
범유진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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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프팅의 중요 개념은 평행세계와 학교다!

주인공 나로하는 대기업에 재직중인 부모님과 함께 대한민국의 중산층으로 살아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삶이지만 변덕이 심하고 폭력적이며 강압적인 부모 아래에서 성인이 되기만을 바라고 있는 안타까운 소녀다. 자신에게 유일한 숨구멍인 클라이밍이지만 그조차도 아버지에게 들킨후 한계를 맞이한다.

도율은 로하와 같은 학교, 같은 반이다. 디자인플라자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 부모님과 운동 특기생 형이 있다. 부모님은 무리하게 도율을 이 학교에 입학 시켰고, 도율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같은 반 차주혁에게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

로하는 불안한 가정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어했다.

도율은 불안한 학교로부터 도망가고 싶어했다.

둘은 우연히 디자인플라자의 엘리베이터에 함께 타고 쉬프팅을 하게 된다.

쉬프팅이란 엘리베이터를 타고 평행세계로 이동하는 것으로 평행세계라는 것은 현재 존재하고 있는 세계와 평행선상에 위치한 또 다른 세계를 말한다.

로하와 도율이 쉬프팅한 세계는 계급이 있었다. 가진자의 자녀만이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그들만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그 학교를 이 곳에서는 디마이라고 부르며 디마이에 출입 가능하면 디마, 출입 불가능하면 논디마다.

원래 세계에서 학교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던 도율은 디마였고, 학교로 도망가고 싶었던 로하는 논디마였다.

새로운 세계에 도율은 만족했고, 로하는 힘들어했다. 그래서 도율은 그곳에 있고 싶었고, 로하는 돌아가고 싶었다. 로하에게는 원래 세계의 학교가 있었기에 그랬고, 도율에게는 원래 세계에 돌아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쉬프팅한 세계에서 새롭게 잘 살고 싶었다.

하지만

로하는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던 중 쉬프팅 세계에서 "독립적인 나"로 살아가는 법을 깨달았다.

데미안의 알에서 깨어나온 새처럼 로하는 자신의 세계에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왔다. 그리고 그곳이 좋아졌다.

도율은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변하기보다는 주변을 정리하고 싶어했다. 주변을 정리하며 또다시 그곳에서 타인에게 상처를 내고 그곳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다.

비슷한듯 너무도 다른 로하와 도율은 모두 본인들이 완전히 숨 쉴 수 있는 곳을 원했다.

원래 세계에서 로하는 클라이밍으로 찾았고, 쉬프팅 된 세계에서는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찾았다.

도율은 원래 세계에서 담임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고, 쉬프팅 된 세계에서는 형에게 요청했지만 오히려 공격을 당했다.

책을 다 읽었을 때 처음에는 두 청소년의 삶의 태도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는 내내 로하를 응원했고, 도율에게 한숨지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주인공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어떤 평행세계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찾는다."라는 나름의 결론을 정리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일주일 동안 계속 찜찜함이 있었다.

그게....

다가 아닌 것 같다.

"학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학교 말이다.

그곳은 그곳에서 살아가는 모두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어야 한다.

교사도 학생도 그곳에서 안전해야 한다. 그것이 학교의 제1의 역할이다.

하지만 현실세계의 학교는 그렇지 못할수도 있다. 가정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아이들을 학교는 발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교 안에서 안전하지 못한 아이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학교는 그 둘을 모두 하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로아네 반 인원은 총 25명이었다. 5행 5열, 일인용 책걸상이 만들어 낸 정사각형은 아담하다. 정사각형 안에 모여 앉은 25명의 아이들이 두루 친할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주기에 딱 좋은 크기다. 하지만 그 정사각형은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다. 당연하다. 그걸 이루고 있는 건 모두 다른 성격과 생각을 지닌 개인이다. 자신과 좀 더 잘 어울리는 색과 모양을 가진 도형을 찾아 어울리게 된다. 도형들 사이에는 미세한 균열이 있고, 그 균열이 깊을수록 교류는 적어진다. 균열을 넘어서 자기와 낯선 다른 도형이 모여 있는 곳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건 너무 힘든 일이다." 라는 작가의 문장을 완성하고 있을 뿐이다.

안타까웠다.

이 책에서는 'Education For All' 즉, E F L 을 외치고 있었다.

모두를 위한 교육!

우리의 학교가 존재해야 하는 이 이유를 위해 계속 민감했으면 좋겠다. 모르는 척 눈감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교사와 교육정책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아이들이 학교로부터 도망가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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