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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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것이 좋다거나 오래된 것이 좋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좋은 것이 좋은 겁니다. 그리고 좋은 것은 항상 더 좋아질 여지가 있습니다." (…) 변하지 않은 좋은 점들은 그래도 유지하되 항상 어딘가 조금씩 더 나아지려고 애쓰는 자세. 이것이 교토의 노포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태도일 것이다." _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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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임경선은 자전거를 타고 교토를 누볐다고 한다.
그때의 기억과 지금의 경험이 뒤섞인: 여행책은 아니고, 그렇다고 가이드북은 더 아닌, 그런 책을 한 권 냈다.
에세이이기는 한데, 여행은 아니고 생활자에 한없이 가까운 여행객이 적어둔 교토의 인상과 같은 책이다.

(부록 '임경선의 교토'에 물론 잠시나마 언급은 되지만) 그 흔한 금각사, 은각사에 대한 방문록도 없다, 우연히 발견했다는 음식점에 대한 총평도 없다.

이 글에선 교토의 작은 골목이, 그러니까 한 모퉁이를 돌면 작은 절이 있는, 끝나지 않을 처럼 이어지고.
어느 골목의 끝엔가 있다는 료칸(일본 전통식 여관)에서 잠시 시선이 멎고, 간판을 일부러 내달지 않았다는 편집숍을 지도 끄트머리에서 겨우 발견해내며, 동네 주민에게 묻지말고 가게로 직접 문의해 달라는 동네배려 끝판왕인 서점에서 에코백을 산다.

"타인을 향한 세심한 배려는 내가 언젠가 고스란히 돌려받게 될 호의이기도 하니까. 쾌적한 공존을 위해 우리 모두가 조금씩 더 서로에게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이 아름다운 동네 서점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넌지시 가르쳐주었다." _75쪽


어떤 만남, 어떤 가게의 끝이건간에 거기에는 항상 교토의 자부심 같은 것이 있었고, 자존감이 있었고, 그것들을 받쳐주는 역사와 전통이 있다.

"그 가게 주인들은 알고 있었다. 무리하지 않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기분 좋은 가게를 운영한다면 손님들은 어떻게든 그 점을 알아봐주고 몸소 찾아와준다는 사실을. 구석에 꼭꼭 숨어 있어서 찾아가기도 힘들고 초행길엔 충분히 헤맬 법한 장소라고 해도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만나야 할 인연은 어떻게든 반드시 서로에게 닿을 운명이기에." _41쪽

 

작년, 가족여행으로 교토에 갔었다.
그 4박의 시간 동안, 유명하다고 하는 관광지를 돌기에도 턱없이 부족했던 시간 동안,은 보지 못했던 것들을 훔쳐볼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에서 찾았다.
더 많은 여유와 더 천천한 걸음으로만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그런 교토의 '인상'에 관한 기억과 기록이 가득이었다.
몇 번의 교토끝에 나는 '진짜 교토, 기품의 교토'를 볼 수 있을 것인가.
내년 봄의 교토를 선약하며- 더 섬세한 눈길을 가질 수 있기를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처럼.
다음번엔 작고 멋진 서점들에, 꼭 들러봐야지.

 

"서 있는 자세나 걷는 모습, 인사할 때 손과 팔의 동작 등,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이는 가운데 세련미가 풍겨 나온다. 몸동작이 아름다운 사람들은 화법조차도 우아하다. 평소에도 겸손하고 사려 깊은 언어를 구사한다." _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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