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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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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민자들 앞에는 가능성이 만찬처럼 펼쳐져 있어, 그들은 평생 배가 고프리라. 그들은 전에 이런 것을 본 적이 없었지만, 제임스타운에서 저 유명한 영혼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새로운 땅에 확실하게 제 흔적을 남길 것이고, 무적의 인종논리로 이 땅을 그들의 것으로 만들리라. 검둥이들은 자유가 그들의 몫이었다면 사슬에 묶여 있지 않았으리라. 백인이 이 신세계를 차지할 운명이 아니었다면 백인은 지금 이것을 소유하지 못했으리라." _95쪽
"노예 상인들이 자신의 밭이랑에 주문한 것은 해도면이었지만, 흩뿌려진 씨앗들 속에는폭력과 죽음의 씨앗도 있었고, 그 작물은 빨리 자랐다. 백인들은 두려워해야 마땅했다. 어느 날 이 시스템은 피로 무너질 것이다. 하나 된 반란. 코라는 잠시 미소를 지었으나 새로 들어온 감옥이라는 현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은 쥐처럼 다락의 벽을 긁었다. 들판에 있든 다락방에 있는 미국은 언제나 코라의 교도소장이었다." _196쪽
아프리카 출신의 코라의 할머니는 광폭한 바다 넘어 노예로 팔려와 목화밭에서 죽었다고 했다.
아이를 두고 떠난 코라의 엄마는 그 농장에서 유일하게 탈출, 전설이 되었다 했다.
코라는 어느날, 엄마가 두고간 한뼘 용기로 탈출을 감행한다.
몇 명인가의 희생을 딛고 지하철도를 얻어 타, 농장에서는 일단은 벗어난다.
이곳저곳의 주State를 헤매며, 어딘가에는 자유인으로 속할 수 있기를 계속 꿈꾼다.
어디에서는 소유물(물품)이었고 어느 곳에서는 거세를 종용는 케이지의 가축이었거나 다른(물질, 돈, 재화) 것에 종속되어 있었고,
"돈은 새롭고 종잡을 수 없고 제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싶어 했다. 어떤 소녀들은 몇 달치 봉급을 빚지고 이제는 거의 모든 것을 가증권에 의지했다." _119쪽
"백인은 진정한 의미에서 미래를 훔치기 시작했다고 코라는 생각했다. 당신의 배를 갈라서 피를 뚝뚝 흘리는 미래를 들어내는 것." _136쪽
또 어디서는 죽음으로만 동등함을 취득할 수 있었다.
다락에서 탈출하는 길이 역장 부부의 죽음과 맞닿아 있어, 그들의 몸을 '자유의 길'을 장식했어야 하는 곳도 있었다.
와중에 코라의 잔혹한 주인과 노예사냥꾼은 계속 코라를 따라 붙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라는 가야했다.
엄마의 비밀은 영원히 전설이었어야 했고.
"네가 나를 이길지는 모르겠지만, 그 대가를 치르게 될거야." _31쪽
150년 하고도 조금 더 전에는 미국에서는 인간이 인간을 물건처럼 취급했다고 한다.
(유럽 이민자 출신의 그들은 이미 실은 그 전에도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물건이하로 취급... (후략)
지금은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는 딱 여기까지를 이루기 위해 견디고 버티고 맞서 온 시간들과 희생들에 대해 생각하다.
우리나라에서의 보통사람들의 민주적 보통의 권리가 그렇게 어려웠다고 한다.
읽는 내내 코라의 그 시간과 '나'와 '지금'이 자꾸만 따로 보이지가 않았다.
자유에 대해 생각했다.
돈 얘기가 나오면 더했다.
나는 사실은 (재주나 교육수준, 업무수행능력이 아니라) 나의 '자유'나 '권리'를 재화와 교환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고 자꾸만 의심했다.
노예제도 없는 곳에서도 사람들은 왜이렇게나 노동에 함몰되어 사는걸까.
"마을 외곽의 들판에서는 목화가 꼬투리를 터뜨리면서 이제 백인 노동자들의 손에 수확되어 자루에 담길 것이다. 아일랜드 사람들과 독일 사람들은 검둥이의 일을 하는 게 싫을까, 아니면 급료가 불명예 따위는 지워버릴까? (...) 코라는 새로운 이민자들의 물결이, 역시 비참한 다른 나라에서 도망 온 이들이 아일랜드 사람들을 대체해, 이 과정을 또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엔진은 씩씩거리고 신음하면서도 계속 달렸다. 그들은 그저 피스톤 운동을 할 연료를 바꾼 것뿐이었다." _194쪽
지옥같은 역사적 현실을 덤덤하게 그러나 현실적이게 그리는 와중에도, 유려하게 남는 문장들과, '지금'에 대한 통찰력이 눈에 띈다.
매우 즐겁게, 행복하게 읽었다. 많은 이들이 함께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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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예제 폐지]
1863년 1월 1일, 미국 링컨 대통령 '노예 해방령' 공포.
1865년 12월 18일 수정헌법 13조('노예제는 미국 연방 및 미국 연방의 관할에 속하는 어떤 지역에서도 금지된다.') 비준, 미국 노예제의 공식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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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도']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폐지되기 이전인 19세기에 실존했던 노예해방 활동을 한 비공식 네트워크. 소규모 점조직으로 구성, 철도 용어에서 차용한 은어를 사용('대합실'에서 '노선'을 따라 '역'을 거쳐 '수송')하여 노예의 탈주를 도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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