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평점 :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고, 매서운 추위가 극성을 부리다가도 어느새 봄은 온다는 것.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모든 것들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밤이다. 세상에 저절로 되는 줄 아는 일은 있을지 몰라도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는 걸 얼마나 잊은 채 살아왔는지가 느껴져 멋쩍어지는 밤이다." _112쪽

#김신회 #보노보노처럼살다니다행이야 #놀
그러게, 겨울 다음에는 꼭 봄이 오네. 그리고 비 다음에는 꼭 맑음이 있네.
"무언가 할 수 있다. 무언가 할 수 없다. 다들 분명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고 있겠지. 모두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고 있다면 우리는 뭐랄까. 굉장히 부지런한 거 아닐까? (중략) 누군가에게 예쁘다, 좋아해라고 말하는 것만큼 스스로에게도 그렇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_151쪽

우리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스스로를 충분히 예뻐하거나 좋아해 주지 않는다.
또 대부분의 경우, 자기자신에게 충분히 수다스럽지도 않으며 시간내기를 인색해한다.
그 어느때보다 사람의 온기가 필요했을 때, 그때 가장 먼저 나를 떠난 것은 나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살면서 위로가 필요한 순간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다. 그러나 제대로 위로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는 걸 보면 대부분의 상황이 '위로는 했으나 위로할 수 없었다'로 정리될 수 있겠다. 반대로 그동안 무수한 위로를 받으며 살아왔지만 진짜 위로가 된 순간은 손에 꼽을 정도니 '위로받긴 했으나 위로되지는 않았다'쯤 되려나." _13쪽

만화(나 동물)에게 더 위로 받고 있는 세상인지도 모른다.
의인화된 동물들에 공감하며 그들의 불완전함과 이상함을 '나'의 연장선상에 놓고 있는걸 보면.
나도 있고, 너도 있고, 우리도 있고, 가족도 있고, 믿음도 사랑도 우정도 인생도 있는 걸 보면- 의외로 보노보노는 성인용 만화인지도 모르지.
아닌가, 보노보노와 아빠와의 대화에서 울컥하는 내가 아직도 어린건지도.
어쨌거나 (작가가 좋아한 덕에) 오래간만에 다시만난 보노보노는 여전히 귀엽고 철없고 땀뿅뿅하고 생각많고 걱정많고 친구복있는 해달(아마 해달이 맞을거다)이었고 포로리는 여전히 깜찍했다('나 때릴거야?').
도대체 누가 이들의 세상을 좋아히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에세이 #수필 #서툰어른 #서툰어른들을위한에세이 #보노보노 #책 #읽기 #독서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