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 - 직장인의 어깨를 다독인 51편의 시 배달
김기택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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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에 붙들려 꽃 지는 것도 몰랐다// (중략내가 아닌 것 같은 나내가 모르는 나를 만나는 반가움과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었다시는 삶을 압박하고 들볶는 괴로움을 이상한 기쁨으로 바꾸는 마술적인 장치로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_9쪽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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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내 배달해 온시인이 좋아하는 시와 시인의 덧붙임 글들의 모음 책.

대한민국은 아직은 계절과 날씨는 자랑할 만큼이나 다이나믹한 것이 멋지니-여름-가을-겨울로 흐르는 구성이 마음에 든다.

 

어제는 가을비도 내리고 오늘은 제법 쌀쌀한 것이가을의 첫 시를 읽다.

윤이섭 시인의 시바람의 냄새.


 

 

“(전략)

도무지 이 바람이 전해 준 한 조각 내음의 발원지를 알 수 없다

먼 혹성에 천년 전 피었던 풀꼿 향이거나

다 잊은 줄 알았던 누군가의 살내거나

길을 나서는 바람의 뒷자락에선 말라붙은 낙엽 냄새가 흩날렸고

겨울이 시작되었다 이제 봄이 오기 전까지

저 바람은 빙벽 속에서 자신만의 제국을 묻은 채 다시 죽을 것이다

_168

 

그리고김기택 시인의 카운터펀치가 이어진다.

 

가을 냄새는 차고 비리다여름에도 비린내가 있지만 가을의 비린내는 다르다그 비린내는 이제 막 숨 막히는 더위에서 풀려난 푸나무들이 뿜어내는 몸기운의 냄새이며최대치의 성장을 멈춘 생명체들이 성장의 숨가쁨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내쉬는 호흡의 냄새다.” _169

 

냄새로 세상을 읽는다니.

아 그러고 보니 어제 그런 냄새가 났던것도 같다.

그들도 한 숨 골라가는 그런 냄새가 났었나싶다.

조용한 시의 끝에 조용히 덧붙이는 김기택 시인의 말은 강요하지 않는다, 들이대지 않는다, 설명하지 않는다, 조곤하게 자기 이야기를 덧댈 뿐이다.


가을로 -아마도 찬바람보다도 빠르게나를 이끄는 것만 같다,

가을목에 내 손에 와줘서 고마운 책.

역시 나는 푸른 모니터로 배달받아 읽는 메일 보다는 갱지같은 느낌의 표지를 두른 책으로 읽는 것이 좋다.


내가 조금 숨을 쉬는 목요일마다그러니까 일년에 걸쳐 읽어보려고 결심한 책인데... 딱 한편만 더.

아아그 다음 장의 시는 백 마리 여치가 한꺼번에 우는 소리로 시작되어 할머니가 사과를 오물오물 드시는 것으로 끝난다. (김혜순 잘 익은 사과)

 

아직 시를 읽을 수 있는 나라서 다행이다 싶은시로 쉴 수 있어 행복하다 할그런 가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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