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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인간학 - 약함, 비열함, 선량함과 싸우는 까칠한 철학자
나카지마 요시미치 지음, 이지수 옮김, 이진우 감수 / 다산북스 / 201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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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기만에 자기혐오를 뒤섞어 놓으면 심란한 칵테일이 된다, 아마도 이정도 수준의.
“니체가 말한 것처럼 노예라는 말을 그 무엇보다 싫어하면서도 실제로는 노예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이중성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카지마는 약자가 약자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문제는 약자가 자신의 유약함과 무력함을 착함으로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_11쪽
‘착한 사람‘과 ‘약한 사람‘의 정의에 상당한 문장들을 할애하는데도 중간중간 혼란스럽다.
착한 사람의 여섯 명제의 나열을 읽으면서 그 혼돈 속에 또 빠져든다.
착한 사람은 약자다.
2. 착한 사람은 안전을 추구한다.
3. 착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4. 착한 사람은 무리를 짓는다.
5. 착한 사람은 동정한다.
6. 착한 사람은 원한을 품는다.
그게 나쁘다고 단언하는 문장들 속에서 왜 그게 나쁜건데,하고 자꾸만 마음이 삐집삐집한다.
아니 이게 왜 나쁜건데?!
“착한 사람이 바라는 것은 작은 행복이므로, 그것을 계속 추구하다 보면 그들은 점점 더 작아진다. 그들의 미덕은 전부 ‘소극성=부정성’으로 이루어 있으니 작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_77쪽
그렇게나 착했다던 자기 자신을 혐오했던 사람,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스스로의 자랑스러움을 내놓고 싶어 했던 사람.
한없이 여렸으나 오만함에 가까운 자존감으로 똘똘 뭉친 사람.
그리고 그 팽팽함이 스스로를 놓게 만든 사람.
“니체는 모순과 혼동의 철학자다. 니체는 『즐거운 학문』의 「잠언 297」에서 스스로 이렇게 말한다. ”모순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고도의 문화적 징표이다.“ 니체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 전승된 것, 신성시되는 것에 대해 적대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자기모순을 원하고 일으켜야 한다“고 말한다. 시대와 불화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과도 모순 관계에 빠질 수밖에 없다.” _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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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은 약하고, 안전을 추구하고, 거짓말을 하고, 무리를 짓고, 동정하고, 원한을 품고... 그리고는 니체 자신이다.
니체의 철학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은 아니다.
니체의 철학을 읽는다기보다 니체라는 인간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이다.
<니체의 인간학>이라고 쓰여 있지만 <니체라는 인간학>이라고 읽어내도 무방할 듯.
사족:
다른 리뷰글들을 읽어보니 니체 나쁘다, 읽는 내내 거북했다 등의 말들이 있는데...사실 내가 거북했던 건 그런 ‘약하고’, ‘둔하고’, ‘다정하고’, ‘심약한’ 니체의 행동에 <계집애 같은 반응>이라고 쓴 저자였다. 전투력 1위의 철학자라더니, 과연! 너 나와!
(아, 그러고보니. 그가 니체를 '매우 싫어'하는 이유가 아마도 동족혐오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