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S 교육대기획 시험 - 최상위 1% 엘리트들의 충격적이고 생생한 민낯!
EBS <시험> 제작팀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8월
평점 :
#EBS시험제작팀 #EBS미디어 #EBS교육대기획 #시험 ##EBS교육대기획시험 #EBS교육대기획_시험 #북하우스
언젠가 TV 채널을 뒤적이다 발견한 흥미있는, 아니 실은 위태로운, 서울대에서 A+를 받는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
(무려!) 서울대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아내며 장학금을 타내는 이들은 도대체 뭘까라는 놀라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시작된 그들의 ‘증언’들은 정/말/로 충격적이었다.
‘무조건 받아 적어요, 토씨하나 농담 한 줄 안 빼놓고요.’
‘녹음을 해요. 수업 후 다시 들으며 혹시라도 빼놓고 필기한 것이 있나 확인하며 채워 넣어요.’
그들의 증언은 교수를 신으로 알라,라는 말 만큼이나 충격적 이었다.
교수의 농담까지 받아 적힌 공책 위에 그들의 생각이란 눈꼽 만큼도 없는 것 같아서.
그리고 어쩐지 다행이라고까지 생각했다, 내가 거기 있지 않아서.
(거봐, 내가 그래서 서울대를 안 갔다니까!)
-
(그리고 방송으론 못 봤지만 책에는 있던) 미시간대 우등생들이 하지 않는 것- 필기.
필기는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시간, 성장하는 시간을 놓친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들.
교수와 다른 생각? 당연히 가능하고 시험 답안에도 그 생각을 정리해서 제출할 만큼 받아들여지고 있는 그들의 ‘생각하는 힘’.
인도에서는 유일하다고 여겨지는 ‘신분상승의 길’, 앞으로의 인생이 달려있고 지금까지의 인생을 모두 불태워야 한다는 ‘중국’, 그리고 여기서 패배하면 갈 곳이 없다는 ‘한국’.
시험은 그런 것이기만 할까.
평가와 선정의 의미만을 남기고 퇴색되었다고 믿어질 만큼 ‘시험’만 남은 이곳들.
-
그리고 그와 대조적으로 성장을 묻는 질문들을 시험으로 들이대는 프랑스, 독일.
모든 것은 의미가 있어야 하고, 배움에는 생각이 빠질 수 없으며, 생각하지 않으면 배울 필요가 없다는 그들의 사상이 부럽기만 하다.
나도 참 시험에 ‘요령’없는 학생이었는데 말이지, 객관식도 다른 답을 들고 가서 따질 만큼이나.
‘시험’은 유전적인 것(긴장도, 시간관념 등)도 개입되는 심리적, 정신적인 작용에 가깝고 배움 또는 배움의 확인과는 다른 것인데, 왜 이리도 시험 시험 하게 되는 건지.
객관식 답을 주면, 그대로 받아 적는 서울대 A+ 학생.
그리고 질문하고 스스로 배워나가느라 교수를 신봉하지 않는, ‘의문 많은‘ 학생.
배움의 의지가 있는 쪽은 결국 학점과 시험의 벽에 부딪히고, 학습이 아닌 [요령]을 익히게 된다.
한국에 일단 들어오면 분해되고 해체되어 기술로 재조합되지 않는 시험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 시험은 기술이라고.
“단지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게임의 룰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_82쪽
패턴의 파악, 시험을 위한 기술의 습득.
대학교 때 처음 가본 ‘토익학원’이라는 데서 영어가 아닌 다른 것을 가르쳐서 (이를테면 답을 골라내는 법)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결국 두 번만에 환불.
시험은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답은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결국 ‘답’을 준다는 것은 또 다른 제한을 두는 것이니까.
답이 없는 문제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시험과 배움의 관계는.
“인종과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인류는 배우고자 태어났다. 이 세계를 이해하고, 이 세계를 더욱 성장시킬 길을 찾는 데 인류의 의의가 있다. 교육은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들이 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존재가 되어, 그들이 가능한 최선의 역량을 발휘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설계해야 할 교육의 미래다.” _314쪽
그리고 나는 그 어떤 시험을 준비하고 있지 않되, 순수하게 나의 흥미만을 위해서 책과 글을 읽는 나는, 인생의 그 어떤 시기보다 즐겁게 ‘배우고 즐기고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이다.
#시사 #책 #EBS #읽기 #책읽기 #독서 #서평 #책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