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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런 가족
전아리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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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거나 골라서 태어난 것이 아닌, 나를 낳은 가족.
내가 바라고 꿈꿔서 이룬, 내가 낳은 가족.
“태생적으로 몸속에 꽃씨를 지니도 있는 사람이 있다. 평소에 씨앗은 잠잠히 핏줄 속을 떠다니거나 등뼈 사이에서 미끄럼틀을 탄다. 이따금씩 몸을 세워 살갗을 뜨끔뜨끔하게 찔러대지만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무심코 눈부신을 볕을 한 웅큼 삼키기라도 하면 씨앗은 맹렬한 기세로 가슴 한복판까지 솟아오른다.” _53쪽
그렇게나 공을 들였지만 '그렇게' 태어난 큰딸.
아마도 아무도 생기기를 원하지는 않았을 망정에 생긴 생명을 포기하지 않은 결과로 태어난 둘째딸.
어쩌다 보니 삶이 흘러흘러 부부가 되었다는 부모.
전형적이게도 그들은 '좀 사는' 부류, 그리고 엮이는 것은 '지나치게 없는' 인간.
“그리고 간신히 회사에 들어가 남들이 피하는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일을 해왔다. 그는 언제나 좋은 날이 올 거라는 믿음 하나에 기대어서 살아왔다. 같은 회사원들도 때로는 그런 진욱을 비웃곤 했다. 적당히 좀 살아가라고. 그러나 그들에게 적당히 산다는 게 진욱에게는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는 삶이었다.” _158쪽
그 '인간'을 선택한 가족으로 만들기 위한 첫째딸의 고군분투가 그려진다.
말하자면, 남자판 신데렐라 스토리인데, 공주와 공주의 집안 식구들의 눈으로 보는 버젼.
“별 볼일 없는 세상이긴 하지만 혼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더불어 언니의 아이에게만은 정말이지 원망받고 싶지 않았다.” _166쪽
없던 섹스비디오까지 만들어가며 일을 키우느라, 가족의 해결사도 잃고, 가족의 가까운 친구도 잃고, 새 가족 될 사람의 목숨까지 잃은 뻔하는 등 사건이 이어지고.
드라마보다는 실은 돌이켜보면 시트콤에 가깝지 않았나하는 우리 삶과 기억의 느낌이라서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은 오늘 처음, 대판 싸웠다.” _180쪽
“오늘 저녁에도 이들은 약간은 소란스럽고 사사롭게 투닥거릴 예정이다. 본인들도 모르는 사이.” _225쪽
특이한 가족이다 하고 웃고 넘어갈 모양새지만, 가족이라는게 이모양 저모양 제각각인거겠지 싶기도 하다.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라니까)
결국은 가족구성원이 훈훈해지는 것을 마무리 되는 모습이지만, 큰딸과 작은딸의 앙큼한 도전이 볼 만하다.
아아-, 작가가 생각하는 가족은, 조금은 서로 참견하고 조금은 투탁거리는 그런 모습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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