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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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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왕리가 ‘역사’ 또는 ‘과거’로 차라리 묻어버리고 싶었던 ‘네 소녀 실종사건’을 파헤치는(?) 할머니와 강무순과 꽃돌이의 여름 이야기!
주인공 강무순은 몇수생으로 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첩첩산중 시골마을 두왕리(버스가 한시간에 한 대라는)에 일시적 할머니 도우미로 버려지고, 우연히 손에 넣게 된 다임개술(?)로 과거의 실종사건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예고된 바 아니었고, 강무순의 두왕리 생활도 예상된 바 아니었으나 그렇게 할머니와의 한여름의 동거가 시작된 것.
결국 삶도 인생도 우연과 우연의 연속이고 무계획과 예고없음의 연속일지 모르니.
“지구상에 단백질이 처음 생겨나고, 생명체가 등장하고, 물속 생물들이 육지생활을 시작하고, 원숭이를 거쳐 인류가 등장해 강무순에 전달될 때가지 나의 DNA는 수억 년을 무사고 배달된 셈이다. 그 숱한 죽을 뻔한 고비를 숱한 행운과 숱한 구남이들의 도움으로 이겨낸 위대한 기적. 생존하는 모든 생물은 기적의 결과물이다! 말해놓고보니 무슨 사이비 종교 지도자 같구만.” _ 173쪽
무순이 발견한 다임개술은 실은 과거의 네 소녀 실종사건으로의 초대장 같은 것이어서, 그 안의 물건들을 물으면 물을 수록 과거에 가까워 지고, 무순과 할머니와 꽃돌이의 탐정질은 시작되고야 만다.
결국 네 소녀는 결국 제 각각의 길을 걸어간 것으로.
“내년 오이 심을 준비를 벌써 하는 셈. 할아버지의 농담 같은 죽음을 봤으면서도 내년 여름까지 살아 있을 거라 철석같이 믿나 보다./ ”그럼 어떡헌다니? 죽는 날까지 살 걱정을 해야니께.“” _320쪽
삶과 죽음이 한 끗 차이인 것처럼, 희망과 절망도 한 끗 차이라서.
“희망은 원래 재앙이었다. 전쟁, 질병, 살인 등과 같은 상자 안에 들어 있던 것./ ”하긴 그 뼈가 조예은이라면 유선희가 죽었을 확률은 다시 높아지는 건가.“ _267쪽
결론이 깔끔하게 다 떨어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작가가 의도한 만큼만 글을 썼기 때문이겠지 싶다. 딱 말할 것만 하고, 그 외의 것들은 그 후의 것들은 제 3자가 알 바 없다는 듯이.
이것이 인생이라는 것이고, 이것이 두왕리라는 곳이라는 듯.
“깔끔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 뭔가 개운하지 않은 게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의 어떤 일이 칼로 자른 무처럼 깨끗한 시작과 결말을 갖는 걸 본 적이 없다. 낮과 밤은 분명 구분할 수 있지만, 낮이 밤이 되는 순간을 특정할 수 없는 것처럼. 누군가 그랬다. 인생은 그렇게 명료하지 않다고. 인터뷰까지 할 정도로 훌륭한 사람이 한 말이니까 아마 맞는 말이겠지. 두왕리의 사건도 한참 지나서 돌아보면 그때 명확해질지 모르겠다. 그 시작과 끝이.” _3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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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꽃돌이와 탐정놀이(?)를 하는게 참 부러웠다.
(나도 꽃돌꽃돌님과 참 즐겁게 놀 수 있는데요~, 저도 한번)
이단, 결국 죽었던 사람도 있고 살았던 사람도 있고 살려놓은 사람도 있고 죽은 사람도 있고- 세상이란게 참.
삼단, 현재 JTBC 청춘시대 작가로 활약 중인 저자라서 그런지, 장면의 묘사에서 어떤 심상보다 시각이 지배적이라, 이미지가 엄청 빨리 잘 그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