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평점 :
"나는 진토닉을 한 잔 더 주문하고 살인에 대해 이 여자가 했던 말을 생각했다. 맞는 말이었다.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게 왜 그리 끔찍한 일로 간주되는 걸까? 금세 새로운 세대가 세상을 차지할 테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은 죽을 것이다. 몇몇은 끔찍하게, 몇몇은 평온하게." _57쪽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서운 힘 중에 하나는 정신의 전염성. 우리는 유사한 정도의 기초 교육을 받고, 초인종적 기초 도덕을 가지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 등에서 그 어떤 동질성을 바탕에 두고 있다. 이로 인하여, 인간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공감능력이 정신과 사상의 전염 또한 가능하게 한 것이고.
주인공 여자는 다른 여자를 죽이고 싶어한다. 어쩌다 보니, 과거의 경험(?)도 있고, 불필요하고 실상에선 불필요할 섬세함도 갖춘 여자. 그리고 그 여자는 부인이 죽기를 바라는 남자를 만난다. 그들은 죽음(아니 정확히는 죽임)을 앞둔 공범자가 되는데, 그 확신의 과정이 조금은 소름끼친다. 어떻게 인간은 다른 인간에게 이렇게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방금 만났을 뿐인데.
"사람들은 생명이 존엄하다고 호들갑 떨지만 이 세상에는 생명이 너무 많아요. 그러니 누군가 권력을 남용하거나, 미란다처럼 자신을 향한 상대의 사랑을 남용한다면 그 사람은 죽어 마땅해요. 너무 극단적인 처벌처럼 들리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모든 사람의 삶은 다 충만해요. 설사 짧게 끝날지라도요. 모든 삶은 그 자체로 완전한 경험이라고요." _85쪽
인생은 어떻게는 끝나고,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낸다. 그렇다면 남은 사람이 없을 (슬퍼해 줄 사람이 없을) 사람은 어떻게 되는 것이 옳은가. 설득의 과정은 명료하고, 설득력있다.
인간은 어차피 바탕이 깨끗하지를 않아, 라고 여자는 생각했다.
"당시에는 자기 자신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의 기만적인 성격의 일부로 보였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든 이기고 싶어하는 자기 욕구를 사람들에게 감추고 싶어했다. 자신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꼴이기 때문이다. 또한 절대 변하지 않는 성격의 일부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했다." _169쪽
스토리는 그렇게 절정을 향해가는 듯 하다. 그러다가 부창부수의 전형적인 케이스를 만나며, 반전! 간만에 읽는 스릴러라 내가 더 흠찟했다, 세상에나. 이래서 사람은 자고로 (후략! 스포주의!!!)
한없이 하찮게 느껴지는 것이 일상이라더니. 삶과 죽음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 전파력이 일상에 가깝게 다가온 문장들. 인생따위가 뭐라고, 라는 시니컬하고 경계적인 눈초리가 장마로 한참을 퍼붓던 밤에 힘을 보태, 어쩐지 여름인데도 서늘했던 책의 시간을 이뤄낸다.
여름, 스릴러, 죽여 마땅한 사람들, 강추!
어쩐지 여름인데도 서늘했던 책의 시간. 한번 펴면 덮기 어려움- 밤샘주의... 는 나. 중간에 반전있음- 스릴러 소설은 간만이라 나도 당황.